남편은 출장 중, 나는 수영복을 산다.

홀로 육아는 참아도 수영은 못 참는 엄마의 생존법

by 루시아


지난주 수영 후 커피타임이었다.

“이번 주는 올출석이네?” 그렇다. 강습 5회에 자유수영까지, 6일을 수영장으로 향했다. 복직했던 주라 힘들어서 못 갈 줄 알았는데, 계속 이어온 수영 덕분에 오히려 상쾌한 한 주를 보냈다.


“다음 주에 남편이 출장을 가서 거의 못 와요. 그래서 이번 주에 열심히 했지요. ㅎㅎ”

내 말을 들은 모두의 얼굴 위에 물음표가 떴다.

“남편이 출장 가는데, 수영을 못 올 일이 뭐가 있어?”


그곳에 앉아 있던 사람들은 아이가 없거나, 이미 다 컸거나, 아니면 출장을 직접 가는 남편 당사자들이었다. 하지만 내겐 사정이 다르다. 나는 어린아이 둘을 키우고 있다. 남편이 9월마다 출장을 간 지도 벌써 3년째. 그 기간 가장 큰 문제는 홀로 육아도, 외로움도 아닌 바로 수영장에 갈 수 없다는 것이다.


새벽에 수영을 가려면, 자는 아이들 곁에 있어 줄 어른이 필요하다. 아이들이 곤히 잘 때도 있지만, 종종 새벽부터 눈을 뜨기도 한다. 더군다나 수영장에서는 전화도 받을 수 없으니 아이들만 두고 나가는 건 불가능이다.


육아 선배들은 “조금만 있어 봐, 금방 커”라며 위로하고 나도 그것을 잘 알고 있지만, 지금이 괜히 아쉽다. 이런 아쉬운 마음을 달래기 위해 남편에게 수영복을 사달라고 한다. 그래서 9월마다 새로운 수영복이 생긴다. 홀로 육아는 참을 만해도, 수영을 못 가는 건 못 참으니까. 수영복으로라도 이 마음을 달래야겠다.


5일이 지나고, 남편이 돌아왔다. 아이들은 아빠에게 달려가 안겼다. 오랜만에 온 가족이 외식을 하고 산책을 했다. 그날 밤, 수영가방을 챙기며 새 수영복을 입을 다음 날을 기대했다. 그런데 늦잠을 자서 수영장에 못 가버렸네. 밤산책이 고되었나 보다. 괜찮아, 나에게 토요일 자유수영이 있으니까!


토요일 새벽 5시, 수영가방을 주섬주섬 챙기고 화장실에 갔는데—아뿔싸. 한 달에 한 번 오는 그날이 하필 오늘 찾아왔다. 아쉽지만 어쩔 수 없지. 반짝이는 수영복을 입고 반짝일 월요일을 기대하며, 이런 마음을 가득 담아 글을 써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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