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의 첫날, 6개월 만에 직장으로 복귀했다. 다시 일을 하는 것은 크게 걱정되지 않는데 문제는 출근하기 전까지의 일이었다.
휴직 기간에도 이어갔던 새벽기상과 수영 덕분에 아침은 버틸 만했다. 50분 동안 물세상에서 실컷 놀다 현실로 돌아오면, 부스스한 머리로 눈만 껌뻑이며 널브러진 아이들이 기다리고 있다. 먹어라, 입어라 다그치며 아이들을 세워 함께 집을 나선다.
지난 2년 정도 시어머니가 아이들의 등원을 맡아주셨는데 오랜 고민 끝에 어머님의 도움은 더 이상 받지 않기로 했다. 남편보다 나의 직장이 많이 가까워서 아침육아는 내가 담당해야 함에도 내가 그런 결정을 내린 것은... 몸이 편하긴 했다만.. 정신건강을 위해서-라고 짧게 써보겠다. 내가 8시 30분까지 출근을 해야 하니 아이들이 기관에 가는 시간도 평소보다 1시간이나 빨라졌다.
출근 전날 저녁, 친구가 물었다.
"복직 준비 다 했어?"
그 메시지를 받고서야 출근가방을 싸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제 가방을 싸네. 준비가 뭐져....? 흑흑"
"J형 인간으로서 당일아침 동선과 아이들 등교준비말이야."
"아, 그거? 그건 휴직 들어가던 날부터 생각했지. 6개월 동안 늘 출근하는 느낌이었다고 ㅋㅋㅋ"
그렇게 9월 동안 아이들은 정말 감사하게도 학교와 유치원 갈 준비를 착착해줬다. 삐걱대던 순간도 많았지만 그 이른 시각부터 집을 나서야 하는 아이들에게 감사한 마음이 더 컸다. 아이들과 함께 해주는 기관선생님들께도 감사할 따름이다.
복직 첫 주부터 학부모상담을 몰아치듯 하고 기간에 맞게 내야 할 업무들을 쳐내느라 바빴다. 퇴근하자마자 둘째의 유치원에 가서 아이를 데리고 첫째가 놀고 있는 놀이터로 향했다. 아들은 아주 신나게 노느라 엄마가 온 지도 모르고 있는데 그 옆에 있는 아들의 친구가 나를 반긴다.
"야 ○○○~ 너희 엄마 오셨어. 안녕하세요?"
(아들은 여전히 그냥 노는 중이다.)
"안녕~~ □□이 오랜만이다. 잘 지냈어?"
"네~ 그런데 왜 이렇게 힘이 없어요?"
아이고.
아들도 몰라주는 엄마의 피곤함을 아들의 절친이 알아주네.
"응, 회사에서 조금 힘들었어~ 고마워 □□아^^"
아들의 친구가 별생각 없이 건넨 말에서 오히려 힘을 얻었다.
교실에서의 나와 집에서의 나, 그 안에서 어떻게든 나만의 나를 지키려는 시간이 오늘도 지나간다. 그래, 어떻게든 시간은 지나간다. 잘 버텨낸 나도, 나와 함께 해준 우리 집 아이들과 교실 속 아이들도, 모두 고생했다 9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