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내 여동생의 막내아들이 내일 입대를 한다. 재입대이다. 아니다. 이를 무엇이라 하는 것이 정확할까?
ROTC로 복무하고 전역했다가 육군 헬기 조종사 선발 시험에 응시하여 합격했다.(경쟁율이 어마무시하다.) 육군의 관련 학교와 기관에서 기초 3주, 전문 8개월의 교육과 훈련을 받고 육군항공부대에 준위로 임관한다. 수리온, 블랙호크, 아파치 등의 기종 중 하나를 조종하는 것이다. 나는 하정우의 수리남, 윤수일과 로제의 아파트~밖에 모르는데 그야말로 판타스틱하지 않은가.
군사 학교에 들어가니 입학? 군 생활을 할 것이니 입대? 전문 직업을 찾은 것이니 입사? 뭔들 어떠랴. 조카는, 내가 알기로 청소년기부터, 이 꿈을 품었다. 전역 후 본격적으로 2년 여 이 시험을 준비했다. 낙방의 아픔도 겪었지만 스러지지 않았다. 위에 말했 듯 경쟁이 치열하다. 지덕체의 기준이 엄정할 것임이야 '더 이상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삼촌으로서 대견하고 자랑스럽고 존경한다. 오랜 꿈을 이룬 것보다 청춘의 시기에 꿈을 찾고, 길을 잃지 않은 것이 더욱 소중하다고 생각한다. 교회 관련 활동으로 청소년과 청년들을 만나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어떤 삶을 살 것인지를 명확히 그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심지어 나이가 들어 사회생활을 하면서도 이 길이 자신의 꿈이었는지, 자신의 길이 맞는지 회의하는 사람들을 많이 만난다. (남 이야기 할 때가 아니다.)
멋지다 조카여. 첫 단추를 잘 꿰었으니 마지막 매무새도 멋지게 하길 바란다. 그간 보여준 너의 둥글둥글하나 다부진 심성과, 너의 배려심과 책임감이 이전에는 없었고 앞으로는 귀감이 될 멋진 조종사의 표본을 만들어 줄 것이다.
입대, 입학, 입사 날짜를 잘못 헤아려 조촐한 소주 한잔도 나누지 못하였다. 그저 혼자 감회에 젖어 입대송을 불러 보내주었다. 교육 중 힘들거나 지칠 때 떠올리고 정신 바짝 들도록 괴기스러운 호러물로 특별 제작하였으니 아마 수석 임관하는데 혁혁한 공을 세우리라 믿는다.
나는 아직 하고 싶은 일이 많고, 가지 않은 길에 대한 궁금함도 깊다. 정작 가고 있는 길에서는 남루한 것이 문제. 마침 생일이었다. 오늘 조카를 떠올리며, 그래서 또 다시 기운을 내본다. 드림 온~
Dream on 이라는 동명의 곡을 Aerosmith(1973)와 Nazareth (1974) 두 밴드가 비슷한 시기에 발표했다. 제목에서 풍기듯 가사 내용은 당연히 좋고, 연주도 좋고, 두 보컬의 음색은 그야말로 매력적이다. 팝송을 늦게 접했던 나는 대학 시절 처음 이 노래들을 들었을 때의 짜릿함을 지금도 잊지 못한다. 발표된 지 50년인 지금도 들을 때마다 여전히 짜릿짜릿하고, 무언가 각성되는 것이다.
오늘은 조카의 사연에 보다 어울리는, 나의 각성에 보다 어울리는 Nazareth의 터프한 탁성으로 감상해 보련다.
https://youtu.be/2f2O0-lA-Wk?si=Fj5Ve-gHb2W33J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