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귀머거리의 집

프라도 미술관 이야기 두번째 책 집필하기

by jair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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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귀머거리의 집

La Casa del Sordo. 1907. Oil on canvas.

Not on display

BERUETE, AURELIANO DE. 1845-1912


고야가 왕실 화가를 그만두고 살던 곳이 바로 지금 그림 앞에 보이는 장소이다. 다른 제목으로는 고야의 집 또는 왕궁의 전망으로 불리기도 했던 작품이다.


이 그림 속 배경은 프란시스코 데 고야(Francisco de Goya)가 살았던 농장과 시골집이다. 위치는 마드리드 왕궁 도시 외곽으로, 만사나레스 강의 오른쪽 기슭과 세고비아 다리 근처에 자리 잡은 곳이다. 산 이시드로 (San Isidro) 암자로 가는 길의 시작점에 자리 잡은 곳이지만, 코로나 기간 중 이동할 수 있었을 때, 이 그림을 설명하고 그 장소를 가보았지만 아쉽게도 고야가 머물렀던 흔적은 그 어느 것 하나 남아 있지 않음에 너무 가슴이 아팠던 기억이 있는 작품이다.


유명한 고야가 살던 터이지만, 아파트가 들어서 있고 잡초로 무성한 곳이 되어 버려서 마음이 불편했지만, 사실상 이곳에 과거 철도가 움직였던 곳이기에 작품을 다 프라도 미술관이 가져오면서 집이 사라진 것은 이해가 된다. 현재도 그 철길은 바닥에 그대로 남아 있기에 아우렐리아노 베루에테의 기록은 상당히 중요한 의미를 남긴다.


베루에테의 많은 작품이 주는 이미지는 풍경화로 마드리드와 톨레도 그리고 쿠엥카 등 주변을 담고 있는데, 그 시대와 그 시절 그리고 그 순간의 의미를 하나의 화폭에 진솔하게 담아낸 최고의 화가로서 그 명성을 유지하고 있음을 보게 된다.


1839년 최초의 사진으로 알려진 프랑스 니에프스(Niepce,J.N.)가 찍은 풍경 사진은 카메라루시다(Camera Lucida) 원리를 이용한 것이었다. 하지만, 공식적 기록으로는 1839년 다게르(Daguerre,L.J.M.)와 공동연구자였던 니에프스에 의하여 이루어졌다.


그래서일까? 과거 풍경화의 느낌과 카메라가 발명되고 난 후의 느낌은 사뭇 달라짐을 많이 느끼게 된다. 특히, 풍경화의 절정은 ‘베두타 기법’을 활용하여 전망 좋은 풍경을 세밀하고 정교하게 담아냄으로 ‘그랜드 투어’로 더 활성화된 이탈리아의 풍경을 전 세계에 퍼뜨린 계기가 되었지만, 점차로 풍경화의 의미는 세밀함과 정교함을 통한 바라봄보다는 상징적 이미지를 통해 상상하며 무언가 새로운 해석을 내도록 끌어내는 듯한 느낌의 풍경화로 변했다. 그 대표적인 주자가 바로 아우렐리아노 베루에테이다.


그림의 저 멀리 흰색의 화려한 빛으로 눈에 부신 곳이 바로 마드리드 왕궁과 그 왼쪽에 마드리드 알 무데나 대성당이 자리를 잡고 있고, 그 밑으로 ‘카사 데 모로 정원’이 보이고 그 밑으로 우리나라의 한강과 같이 수도 내부를 흐르는 만사나레스 강이 자리를 잡고 있다.


베루에테는 이곳 만사나레스 강 건너편에서 왕궁과 알 무데나 대성당 등을 화폭에 주로 담았고, 고야 역시 이 만사나레스 강가에서 즐겁게 유흥을 즐기는 젊은 마하, 마호들을 많이 화폭에 담았다.


풍경화의 안정된 공식처럼 스페인의 푸른 하늘과 뜨겁게 작열하는 태양을 이겨내기 위한 흰색의 벽과 그 열을 그대로 품고 견디어 내는 주황색 빛 지붕과 그 뜨거움을 식혀주려 흐르는 강의 푸른 빛은 하나의 완벽한 팀웤이다.


마치 실물 사진과 비교를 해도 전혀 손색이 없는 완벽한 구도와 색채감 속에 베루에테는 스페인의 온화함과 따스함을 표현하고자 그의 작품 속 색채감의 변화를 주기도 했다.


고야의 어두운 마음을 담은 공간임에도 주변의 따스함의 표현으로 고야의 내면을 이해했던 것일까?


베루에테의 고야의 집을 보았던 순간! 너무 놀라워 그 앞에서 멈추어 섰었던 기억이 난다. 참으로 아이러니하다. 미술관에 매번 들르면서도 어느 날은 가지 않던 구석으로 향하게 되고 그 화가가 그려낸 따스한 세상 속에 나도 모르게 깊이 빠져 넋이 나간 듯이 서 있게 되니 말이다. 그 감정을 말로 옮기고 싶은데, 솔직히 그건 잘 안되는 걸 느낀다. 그래서 더욱 아쉽게 이 그림을 바라보며 입가에 환한 미소와 두 눈가가 촉촉해졌던 이유였을 것이다.


베루에테가 표현한 이 그림 속 모습은 지금은 다 사라져버렸고, 왕실과 대성당만 그 자리를 유지하고 있지만, 가끔 그 자리에 서서 마드리드를 바라다보면 고야와 베루에테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었을까? 하는 행복한 미소가 입가에 지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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