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만남
유피를 처음 만난 건 10월의 날 좋은 가을 고모께서 소개해주신 입양처에서였다.
다른 형제들보다 눈에 띄는 외모는 아니었지만 귀여운 얼굴에 낯선 사람들 앞에서도 장난을 치는 천진하고 낙천적인 밝은 모습에 마음이 끌렸고, 그곳에 있던 작은 푸들 강아지와 함께 우리 집에 오게 되었다.
이제 막 태어난 작은 강아지였던 유피는 그렇게 품에 안긴 채 자동차를 타고 우리 집에 왔다.
어디로 가는지 어디서 지낼지도 모르는 너는
하얗고 작은 털뭉치인 채로 우리 가족이 됐다.
이름은 You make me happy라는 말을 줄여 유피라고 붙여주었다.
아가일 텐데 알려준 적도 없는데 깔끔하고 청결한 환경을 참 좋아했다.
하얀 솜뭉치로 아장아장 걷던 그 작은 발과 푸들강아지에게 장난을 치던 그 입모양은 늘 어제 보는 듯 선하다.
2주 정도 생일이 빠르던 유피는 약간은 씩씩한 푸들강아지의 기세에 눌려 금방 서열에 밀려 지냈지만
특유의 낙천적이고 은근히 독립적인 성격으로 밝고 씩씩하고 자존심 있게 우리에게 사랑을 주었다.
푸들강아지가 유피를 쫓아낼 때면 원래 그 자리가 내 자리라는 둣 소파에서 조금 떨어진 안마의자에 앉아 창밖을 내다보곤 했다. 유리에 비친 모습이 자신인 줄 알았을지
자아성찰을 하듯 유리에 비친 모습을 보던 모습이 선하다.
스킨십을 좋아해서 쓰담을 받고 싶을 땐 곁에 와 있거나 배에 배를 밀착시키고 누워있기를 참 잘했다. 먹성이 좋아 약간은 묵직한 몸의 무게를 온전히 내 몸 위에 올리고 있을 때면 우리가 이 순간 진정 함께 있다는 걸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보드랍고 부드러운 피부를 가진 핑크빛 유피
도도하게 자존심을 부리기도 하던 유피
햇빛 받으며 일광욕을 즐길 줄 알던 너
새로운 방석이나 새로운 옷을 좋아하던 멋쟁이
같은 모습까지 너무 귀엽던 너.
새침한 표정으로 맛있는 간식은 기가 막히게 좋아해서 잽싸게 달려오던 귀엽고 천진한 유피.
배 위에 네가 찰싹 붙어있을 땐 마치 커다란 숲에 유피와 나 단 둘이 있는 것 같았다.
작은 너에게서 커다란 숲이 느껴져 참 신기하던 그날들이 오래지 않은 옛날 같다.
작은 몸으로 커다란 숲과 같은 포용을 해준 나의 오랜 강아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