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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해맑은븐니씨 Jan 06. 2022

잔 기지가 없으면 안되는 이유

송블리의 개똥철학 | 처세와 인성에 대하여

어린 시절 어른들은 우리에게 "공부를 잘하면 훌륭한 사람이 될 것이다, 공부 열심히 해라"라고 말을 해주신다.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 될 수도 있는 말이라고 생각한다. 학문적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반드시 훌륭한 사람이 되는 건 아니라는 걸 조금 느꼈기 때문이다. 한편으로는, 공부라는 범위도 그것이 요즘에는 다양한 분야를 지칭한다고 생각하기에, 딱 학문적인 공부를 잘 하는 것이 훌륭한 것이라기 보다는 점수 잘 맞는 공부를 잘 하는 것은 하나의 개성이자 장점으로 볼 수 있을 듯 보인다.


이렇게 공부에 대한 얘기를 장황하게 하는 이유는, 세상을 살다보면 모든 삶이 교과서나 책에 나오는 것처럼 글자 그대로, 예상 그대로 진행되지 않는 다는 것을 느꼈고 공부가 인생의 전부는 다가 아니라는 생각이 들면서 공부에 대한 정의를 새롭게 바라보는 시점이 되었기 때문이다. 교과서 처럼, 예외 없이 변수 없이 진행된다면 편한 삶이 될테지만, 때로는 그렇게 곧이 곧대로 모든 것이 활자대로, 시뮬레이션 대로 진행이 되지 않은 적이 많았다. 이렇게 교과서에는 제시되지 않곤 하는 인생의 상황들 속에서, 필자는 잔 기지와 재치의 근육을 기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모든 것을 융통성 없이 계획한 대로만 이루어지길 생각한다면 삶이 계획대로 흘러가지 않거나 예상 밖의 일이 발생할 때같은 긴급상황에 대처할 매뉴얼이나 메커니즘 형성이 서툴러, 비교적 큰 타격을 입게 된다. (과도한 스트레스로 발전하기도 하고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 같은 심리적인 문제도 동반하면서 우리에게 충격을 주기도 하니 말이다.) 그렇기에 삶의 긴급 매뉴얼이나 충격에 대한 메커니즘 구축을 위한 우리들의 잔 기지와 재치, 여유의 근육을 키워보는 것은 어떨지 제안해 본다.


필자는 어린 시절부터, 문화서비스 계열, 교육 서비스 계열, 행정 및 사무처리 제반의 산업에서 폭 넓은 경험을 쌓으면서 예상하지 못했던 일들이 발생할 때마다 심장이 쿵쾅거리고, 당황스럽기도 한 상황에 많이 놓여졌다. (긴급 상황에 따른 대안을 제시해야하는 환경에 많은 시간 노출되었다.) 그러다보니, 처음에는 상처도 받고, 집에 가면 그 날 일이 생각나고, 서툴렀던 처리 과정에 대한 나름의 서러움과 후회도 들었던 적이 많다. 그런 경험들에서 얻고 체득한 레알 꿀팁과 잔 근육들이 이제는 조금 나를 휘청거리는 긴급 상황속에서 도움을 주기도 한다.


잔 기지라는 것, 재치라는 것 역시 잔머리를 굴리고 내 책임을 누군가에게 전가하고 요리조리 빠져나가라는 것은 아니다. 나보다도 상대방을 위하는 마음으로, 우리보다도 공정과 사회를 위하는 마음으로, 공정과 사회보다도 서로를 사랑하는 마음으로 희생하고 헌신하며 정말 거지같은 상황도 유머있고 센스있는 상황으로 만들어내는 것이 이 시대에 진정한 잔 기지의 근육을 갖고 있는 사람들의 공통 특성일 것이다. 누군가를 무언가를 상황을 탓하기 전에, 우리들의 잔 기지와 재치를 발휘하여 모두가 웃을 수 있는 사회를 만들면 어떨까?


잔기지 기법으로 세상을 웃게 만들자.

-송블리의 개똥철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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