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o Merzouga, Morocco
사막을 가는 길이다.
몇 시간째 모래바람만 이는 이 길을 따라
차는 달리고 있다.
정말 지도와 이정표 말고는
내가 이 세상 이 나라 어디쯤에 있는지 알 수도 없고, 가늠도 되지 않는다.
길이 오로지 하나이니 그저 믿고 달려볼 뿐이다.
곁에 있는 것이라고는 노랗고 붉은 흙들의
정처 없는 파노라마.
그리고 눈을 한껏 치켜떠야만
시야에 겨우 붙들릴 법한 모습으로.
저만치 먼 거리에 자리한
삼각형으로, 때론 직사각형의
뾰족 또는 뭉툭 모양으로 솟아있는 암산들...
+
그렇게 냅다 달리기만 하던 길 위에-
지프차 한 대가 보인다.
상대적으로 빠르게 가던 우리가 그들을
어느새 바짝 따라잡은 모양이다.
그 지붕 위에 무엇인가 있는 거 같다.
"가만 뭔가 움직이잖아? 앗 자세히 보니 사람이다! 어머! 남자 셋이네???"
조금 있으니 아니나 다를까.
누워있던 청년들 중 둘이 일어난다.
깜짝 놀랐다.
정말 놀랐다(한 사람은 바람의 저항을 못 버티겠는지 졸린 건지 여전히 누운 채로 미동도 없다만;ㅋ).
급기야 그들과 눈이 마주쳤다.
내가 손을 흔든다.
그들도 내게 손을 흔든다.
왠지 반가운 마음이 들자 이 모습을 담고 싶은 나는 카메라를 조심스럽게 꺼내 들어 보인다.
그것을 본 그들이 손을 휘저으며 환호해 준다.
너무도 해사한 표정으로 활짝 웃어 보이면서...
그리고 추월해 앞서가는 우리에게
끝까지 밝은 모습으로 양껏 응대해 준다.
아무것도 아닌 우리가,
또 몇 초 있으면 아무것도 아닌 우리들이...
서로가 서로에게 아무 거리낌 없이
손 흔들어 인사하며 미소 지어줄 수 있는 길.
쉬이 손에 잡히지는 않을 듯했던
「행복」 이란 게 어쩌면 이런 거 아닐까.
내가 웃을 때 너도 웃고,
네가 웃을 때 내가 웃어줄 수 있다면 그걸로 되는 것.
.
이 길이 참 좋다.
<행복>에 대하여.
모로코 메르주가 사막 가는 길 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