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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난나 Oct 16. 2024

낙타맨

Erg Chebbi, Morocco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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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다 너의 이야기도 듣게 됐어.


넌 원래 유목민이었다 말하더군.

불과 2년 전까지만 해도 말이야.



여동생이 4명이나 있는 장남으로 태어나

부모님과 함께 이곳저곳을 줄곧 떠돌며 살았다고...



그런데 2년 전 큰 천재지변을 만나

키우던 동물들이 모두 다 한 순간에 죽었다고 했어.


그렇다 보니 주린 배를 채워야 할 식구는 많은 데

도무지 살 방법이 없어


유목민으로의 삶을 포기하고

이 일을 시작하게 됐다고...

.

.

내게 말했어.


   

“이 생활에 만족하세요?”


“친절한 관광객들이 오면 좋죠.

즐겁고,


그들과 이야기하면서 새로운 것도 많이 알게 되고..


그런데 그렇지 않은 손님들이 오면, 좀

...


뭐,

그렇죠.”


“그렇... 군요.”,

“...”     

.

.

.


“... 그런 게 삶이겠죠.”


“... 그렇죠. 

그런 게 삶... 이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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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생각에 잠긴 듯 슬며시 흔들리는 너의 눈빛,

아련한 초 그림자 곁으로 사라지는 

너의 마지막 한 마디.


그걸 듣는 내 마음도

이내 파드득 거리더라.


담담히 말하는 네 말투에 고단함이 만져져서

내 눈도 그만...


중심을 잃고 말더라.

.

.

.                                                                                                                                                                               




하미드, 넌 참 용기 있는 사람이야.

너희 가족도 모두 널 자랑스러워하고 있을 거야.


그리고 이 시간이 흐르면

언젠가 어딘가 분명

더 멋진 곳에 도달해 있을 거야.  

.

.

.

신의 뜻대로.


 '인샬라'

.

.  


<'삶'이라는 것>에 대하여.

모로코, 사하라 사막, 에르그 쉐비(Erg Chebbi)에서.

   




*인샬라(insha’Alla: 「신의 뜻대로」, 「신이 원하신다면」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는 아랍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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