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한 카페인은 독

콜드브루의 깊이에 따른 진한 괴로움

by 콩쥐


커피를 잘 마시는 건 아니지만, 하루에 한 잔 정도는 마실 수 있다. 그 정도의 카페인은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양이다. 샷이 추가되면, 그날 밤 잠을 자는 것은 포기해야 한다. 일부러 샷을 추가해서 먹는 것은 아닌데, 가끔 큰 사이즈로 커피를 마시면 어쩔 수 없이 커피를 많이 마시게 된다. 커피양을 적게 해달라는 것을 자주 깜박하곤 한다.


그날은 콜드브루 커피를 골라서 주문했다. 맛있다는 얘기는 많이 들었지만, 한 번도 마셔본 적이 없었다. 아메리카노와 그리 다르지 않겠지, 라고 생각하며 한 컵의 커피를 모두 마셨다. 일반 커피보다 맛있다고 느끼지는 않았지만, 향이 기존 커피와 다르게 너무 좋았다. 향에 이끌려 한입 두입 꽤 빠르게 다 마셔갔다. 아침에 마신 커피는 그날 밤까지 나를 괴롭게 했다. 점심쯤 되었을 때 속이 울렁거리고, 심장이 계속 뛰는 게 어쩐지 이상했다. 그때는 밥을 먹지 않고, 이른 아침부터 빈속에 커피를 마신 게 문제라고 생각했지, 커피 자체의 문제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콜드브루의 카페인을 소화하지 못한 내 속이 문제였는데, 앞서 말한 두 가지를 섞은 문제였다.

그제야 콜드브루의 카페인에 대해 인터넷에 쳐보았다. 일반 커피보다 카페인이 4배나 많이 들어가 있다고 했다. 그래서 내가 감당하지 못한 것 같다. 새벽 2시가 가까운 시간에 인터넷에서 커피에 관한 쓸모없는 지식까지 알게 되어도 잠은 오지 않았다. 맛있는 음식이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르라고 하는 듯 끝끝내 나를 괴롭히던 녀석은 새벽 5시쯤 물러갔던 듯했다.


그 이후 먼저 찾아서 콜드브루 커피를 마시진 않았다. 그날의 진한 괴로움을 다시 느끼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언젠가 커피를 즐겨 마시게 되는 때가 오면, 그래서 커피를 많이 마셔도 가능한 몸을 가지게 되면 다시 도전하지 않을까 싶다. 어쨌든 커피도 마시면 마실수록 느니까.


콜드브루 한 잔을 만들기 위한 추출은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 맛있는 커피 한잔을 위해 많은 노력이 들어가는 것이다. 내 삶은 항상 뜨겁고, 빠르게 살아가던 삶이지만, 언젠가는 천천히 깊이 있는 삶으로 나아갈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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