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망고에게
망고 처음 데리고 올 때 이름을 자몽이로 지으려고 했었다.
전주 이 씨 집안을 따르라는 이유에서 이(리) 자몽으로 지으려고 한 것이 이유였다.
엄마가 자몽이라는 이름을 듣고선
”얜 아무리 봐도 망고 색이지 자몽 색은 아니다“라고 한마디 하였다.
그래서 엄마 성을 따서 김망고가 되었다.
좋았다
이 씨들 속에서 홀로 김 씨성을 가진 엄마의 편이 되어주는 것 같았다.
이름으로도 든든한 망고는
엄마랑 제일 안 친하다.
그래도 자신만의 색을 찾은 망고는 망고만의 길을 간다.
태어남으로 이미 가치를 증명한 망고는
자신의 이름이, 성이 무엇이든, 어디에 소속되어 있든 신경 쓰지 않았다
그저 자신의 존재로 살아갈 뿐이다.
나는 나의 색깔이 무엇인지 나는 어디에 소속되어 있는지
안정감을 찾아 고민하고 고뇌하곤 했었다.
스스로 잣대를 만들고 그 틀 안에 나를 가둬두려고 하곤 했다.
어른스러워야 한다, 책임을 다해야 한다.
강박이었다.
사람이 슬플 때는 내가 아무것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 때인 것 같다.
내가 누군가에게 아무것도 아닌 존재였구나 싶을 때
쓸모없어 졌다는 생각에 힘들었을 때 나를 반겨주는 망고가 있음에
나를 필요로 하는 누군가가 있다는 것이 힘이 되곤 했다.
난 조금 더 어리게 살아도 괜찮았고
나 혼자 책임을 다하지 않아도 괜찮았다.
수다는 바보같이 떨 때가 더 재밌었고
책임감을 덜고 즐겁게 사는 게 더 좋았다.
조금은 망고처럼 나의 색깔로,
내 색깔이 아니어도 나대로 사는 방법을 찾아가는 것 같다.
좋은 색깔은 금방 물드는 법이니까
망고는 망고의 색깔로 살아줘서 고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