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이의 두 돌
하늘이가 두 돌을 맞이했다.
작은 케이크의 촛불을 켜고, 함께 생일축하 노래를 부른다. 촛불을 부는 건 첫째 빛이의 몫이다. 촛불이 꺼지고 아직 연기가 가시지 않은 초를 하나씩 뽑으며 빛이가 묻는다.
“하늘이 오늘 몇 번째 축하하는 생일이야?”
초가 세 개라 그냥 '세 번째'라고 할까 하다가 빛이가 또 딴지를 걸까 싶어서 마음을 바꿨다.
“하늘이가 태어난 지 2년째 되는 날이니까 두 번째 생일이지.”
빛이가 갸우뚱거리며 나를 빤히 본다. 또 무슨 말을 하려고.
“태어난 날도 있잖아.”
맞다. 사실 그날 최고로 많이 축하했는데.
'세상에 태어난 날'
생일의 사전적 의미다. 그런데 '세상에 태어난 날'을 '생일'이란 두 글자로 담기엔 확실히 뭔가 부족한 느낌이다. 아무리 생각해도 '생일'이란 단어가 이 땅에 '태어난 날'의 의미를 대신해 주지 못하는 것 같다.
'생일'을 검색해 보면, 값비싼 선물들과 화려한 파티들로 가득하다. 눈에 보이는 것, 물질적인 것들이 주인공으로 자리 잡은 지 오래다. 주객이 전도되어 '세상에 태어났다'는 고귀한 의미도 선물과 함께 꽁꽁 포장되어 버렸다.
빛이 덕에 '태어난 날'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게 되는 하늘이의 생일. 잊고 싶지 않다. 그날의 신비.
근데 내가 '세 번째'라고 대답했으면 저 녀석 뭐라고 했을지 궁금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