잔소리를 들어도 웃음이 나는 이유
매일 저녁 아이들이 잘 준비를 어느 정도 마치면, 난 집 앞 헬스장을 향해 달린다. 살기 위한 몸부림으로.
한숨이라도 더 자고 싶은 마음이 한가득이지만, 장기적 육아를 위해 운동을 적립 중이다.
자리를 비우는 동안 혼자 아이들을 보고 있을 아내에게 미안하기도 하고, 내가 돌아올 때까지 아이들이 잠을 안 자기 때문에 최대한 서둔다.
달리면 3분 안에 갈 수 있는 거리라 오가는 시간 5분, 달려오면서 유산소는 했다고 치고, 20분간 근력운동만 숨차게 한다. 씻는 시간은 5분이면 충분하다.
그렇게 기껏해야 30분 정도의 시간을 비우는 거지만, 나갈 때마다 빛이는 쪼르륵 따라와 현관에서 잔소리를 내뱉는다. 매일 반복하는 말이라 이젠 다 외웠다.
“아빠, 밖에 나갔는데 너무 깜깜해서 무서우면 전화하고, 내가 나가게 되면, 엄마한테 옷 입혀 달라 해서 마중 나갈 테니까 무슨 일 있으면 꼭 연락해!”
현관문이 닫히는 순간까지 주절주절. 진지한 척 "응, 알겠어. 무서우면 꼭 연락할게!" 대답하면서도 자꾸 웃음이 샌다.
빛이야,
지금은 '피식' 웃으며 나가는 아빠도 세월이 흘러 백발이 되었을 때 이런 얘길 들으면 좀 다른 느낌이겠지?
근데 걱정 마. 어차피 그때쯤엔 같이 살지도 않겠지만, 니들 다 키우면 아빤 집에 잘 안 붙어 있을 거야.
아직 하고 싶은 게 너무 많거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