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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서쌤 May 15. 2023

그래도 내가 스승이었나 보다!!

# 오늘이 스승의 날 이란다!!

5월은 가족의 달이며 청소년의 달이다. 하지만 전혀 다른 의미도 가진다.

바로


'사고의 달'이다.


오래전 30대 초반의 파릇한 시절 학생부에 있을 때 해직교사 출신의 학생부장 선생님이 해주셨던 이야기이다.

많이 시간이 흘렀지만 요즘 그 말을 정말 공감하고 있다. 5월 사건과 사고가 정신없이 많아져서 학생부 샘들 모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다.


5월 15일 스승의 날 아침이지만 김영란 법 이후로는 정말 아무런 행사도 없다. 예전에는 학생회에서 학부모회에서 행사도 준비하고 했지만 이제는 정말 아무것도 없다. 학생부에서  유일하게 담임을 하고 계신 여선생님께 물었더니 아이들도 아무 준비를 안 하는 것 같다고 말하셨다.


아침부터 아이들 지도하면서 말싸움을 하게 하게 되고 각종 사고 처리와 교권침해 사안 처리를 위한 회의에 참석하며 틈틈히 짬을 내어 수업에 들어간 후 출원하여 복교를 하게 되는 학생과 학부모 상담을 마치니 7시가 다 되었다. 정말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 모르게 보내고 늦은 퇴근을 하면서 휴대폰을 보니 아무런 문자나 sns, 톡이 와있지 않았다. 그래도 예전에는 드문드문 졸업한 아이들의 문자나 톡이 있었는데 올해는 정말 아무것도 없었다.

'뭐, 다들 살기 바쁜가 보네'라고 피식 웃으며 퇴근을 했다.

계속 쌓이는 스트레스 좀 풀고 운동도 하기 위해 집 근처 하천변 산책로를 가볍게  뛰고 있는데 전화가 왔다. 재작년에 담임을 했던 아이였다.


"야~ 오랜만이네, 잘 지내니?"


"어, 샘 무슨 좋은 일 있어요 목소리가 굉장히 밝으세요"


"어, 내 목소리가 그렇게 밝어? .....  어 그렇구나...  하하!  너는 어떻게 지내니?"


태권도 학생 선수를 하다가 여러 가지 사정으로 그만두고 자기 집이 있는 곳으로 돌아가게 되어 나름대로 많이 안타까웠던 친구였는데 자기 고향에서 대학 태권도 학과에 입학하고 강의시간을 조절하여 태권도 도장에서 알바를 하고 있다고 했다. 또 좋은 남자친구를 만나서 장거리 연애도 하고 있다고 한다. 바쁘게 사는 게 좋은 거라고 참 잘하고 있다고 칭찬하고 남자친구랑도 잘 지내라고 이야기를 해주고 좋은 마음과 기분으로 전화를 끊었다.


조금 전까지 약간은 우울했던 마음이 언제 그랬냐는 듯이 맑아지는 듯했다. 아무러지 않다고 이제는 뭐 이런 일은 다반사니까 신경 안 쓴다고 부원들한테 웃으면서 힘내라고 이야기했지만 솔직히 마음 한구석에는 쓸쓸함이 있어나 보다...


요즘 내가 정말 교사일까 아니면 학교 경찰이나 시큐리티일까 하는 생각을 많이 했었는데... 그래도 나의 직업이 교사라는 것을 다시 한번 느끼게 된 하루였다.


그리고 '스승'이라는 단어에 대하여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된다. 나는 정말 스승인 걸까? 그리고 요즘 같은 세상에 모든 것을 평가하고 정당한 지도에 이의를 제기하고 교사를 '을'로서 보는 세상에서 더 이상 '스승'이라는 말은 없어져야 하지 않을까도 생각해 본다. 이제는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되어 버린 '스승의 날' 대신 우리의 교육 현실에 대해 고민하고 생각해 보며 모두가 반성하고 숙의할 수 있는 '학교의 날'이 만들어졌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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