짙은 녹음의 텐트 속으로 조심스레 들어갔다. 철저히 혼자가 되고 싶었다.
주변의 소음은 그녀를 병들게 만들었고 의미 없는 대화들은 눈동자를 흐릿하게 했다.
사람들은 각자의 입으로 이유와 이야기를 흘려냈다. 고개가 끄덕여질 만큼 공감이 가는 말도 있었지만,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았다. 그녀는 매 순간 입을 다무는 쪽을 택했다. 앓고 있는 이야기가 없어서가 아니었다. 모르는 게 없어서도 아니었다. 그녀는 알고 있었다. 지금 공기 중을 떠도는 말들은 결국 먼지에 불과하다는 것을. 함께 입을 모으면 항상 탈이 나는 건, 언제나 자신이었다.
그녀의 말은 그녀의 입에서 그쳤고, 들은 말은 그녀의 귀에서 길을 잃었다.
그녀를 바라보는 눈동자는 다 달랐다. 그것 역시 그녀는 알았다.
'말을 안 하니, 속이 어떤지 몰라 엉큼해.'
'그걸 알고 있으면서 말을 안 할 거야?'
비에 젖은 공기가 내려앉자 짙은 녹음은 한층 어두워져 있었다.
발이 땅을 디딜 때마다 수분 머금은 풀잎들이 소리를 냈다.
'꼴깍, 꼴깍'
'꿀꺽, 꿀꺽'
그것들은 그녀가 걷는 발자국에 따라 물을 뱉어냈다가 삼켰다.
뜨거웠던 이마가 서서히 식는 듯했다.
간질간질 차오르던 눈물이 시원하게 가라앉았고,
굳게 닫혀있던 폐 속으로는 새로운 숨결이 불어 들어왔다.
짙은 녹음의 텐트는 그녀를 양팔로 감싸 안았다.
말하지 않아도 되는 이곳에서, 마침내 그녀는 자신을 되찾을 수 있었다.
'살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