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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희 Nov 30. 2022

3. 파운드케이크와 과일케이크

나는 밤고구마를 좋아한다. 한입 가득 베어 먹으면 턱 끝까지 퍽퍽하고 숨이 막히다 못해 딸꾹질까지 나오는 그 밤고구마말이다. 사람들에게 밤고구마가 취향이라고 고백하면 10명 중에 7명은 이해하지 못한다. 너무 퍽퍽하지 않냐는 둥 이해할 수 없다는 대답이 돌아온다. 이런 말이 좀 변태같이 들릴 수 있다는 걸 알지만 나는 그 퍽퍽하고 숨 막히는 맛을 참 좋아한다. 그래서 빵도 크림이 들어가지 않는 퍽퍽한 계열을 좋아한다. 퍽퍽한 빵 중에 최고봉을 꼽으라면 아마도 파운드케이크가 아닐까. 버터를 많이 넣어 만들어 부드럽지만 아무것도 들어가지 않아 퍽퍽한 파운드케이크. 밤고구마나 파운드케이크를 가득 먹고 딸꾹질이 나오기 직전에 바로 커피나 우유를 마시면 입안 가득 퍼지는 극강의 고소함과 달콤함에 기분이 썩 좋아진다. 그 순간을 위해 나는 퍽퍽한 걸 먹는가 보다.


파운드케이크의 유래는 밀가루, 계란, 설탕, 버터를 1파운드(453g)씩 배합하여 굽는다고 해서 불리기 시작하였다. 하지만 우리나라로 들어오면서 한국 패치화 된 것이 지금 우리가 흔히 먹는 파운드케이크가 되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좀 더 부드러운 빵을 선호하기에 기존 파운드케이크보다 박력분의 양이 조금 더 들어간다.


파운드케이크 반죽할 때의 가장 큰 주의사항은 분리가 잘 나기 때문에 달걀을 섞을 때 주의해야 한다. 분리만 조심한다면 전체적인 과정이 다른 제과 제품에 비해 많이 까다롭지 않은 제품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절대 만만히 볼 수 없는 제품이다. 시험 볼 때는 굽는 중간에 꺼내어 예쁘고 일정하게 칼집을 내는 과정까지 은근히 어려운 제품이다. 그리고 과일케이크는 파운드케이크와 전체적인 공정은 매우 비슷하지만 들어가는 충전물의 종류가 많고 전 처리과정 또한 다 달라서 잘 기억해 두어야 한다.


아무래도 퍽퍽한 걸 좋아하는 나는 취향에 따라 파운드케이크를 자주 만들어 먹었다. 어떤 재료를 첨가하냐에 따라 다양한 퍽퍽한 맛을 만들어 낼 수 있어서 잊을만하면 만들어서 소분해 냉동해 놓았다가 집에 손님이 왔을 때 차나 커피와 한 조각씩 꺼내 먹었다. 내가 만들어 본 파운드케이크는 호두 파운드케이크와 황치즈 파운드케이크, 초코 파운드케이크다. 물론 예전에는 만들다가 분리가 난 적도 많고 틀 사이즈에 맞지 않게 반죽을 작게 만들어 모양이 썩 마음에 들지 않을 때도 있었다. 그런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나는 아주 조금씩 발전하고 있다. 


하지만 생각보다 파운드케이크는 호불호가 있는 제품이다. 너무 퍽퍽하고 크림이나 내용물이 들어가지 않아서 안 좋아하거나 혹은 나처럼 퍽퍽하지만 차와 마시기 좋다며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다. 어딘가 나이가 많아 보이고 고지식하지만 충분히 맛있는 파운드케이크의 매력을 많은 사람들이 알았으면 좋겠다.  



호두 파운드케이크와 황치즈 파운드케이크



<파운드케이크>

1. 믹싱기에 버터를 넣고 고속으로 풀어준다.(부드러운 마요네즈 상태까지)

2. 설탕은 2~3회에 나눠서 넣고 유화제, 소금은 처음 설탕과 넣어준다.(2~3분 간격으로)

3. 고속으로 달걀을 깨지 않고 2개씩 나눠서 2~3분 간격으로 넣어준다.

4. 저속으로 박력분, 분유, 향, 베이킹파우더를 체에 걸러서 넣고 섞어준다.

5. 반죽이 80% 상태가 되면 중속으로 올려서 마무리 섞기를 해준다.

6. 팬닝 후 (고무 주걱으로 가운데를 볼록 들어가게 누르고 끝부분을 올려준다) 평탄작업을 해준다.

7. 220/180도로 25분 굽고 꺼내서 칼집을 내고 160/180도로 낮춰서 뚜껑을 덮고 30분 굽는다.



<과일 케이크>

1. 건포도를 럼에 넣는다.

2. 호두를 오븐에 5분 정도 굽고 꺼낸다.

3. 체리를 6~8등분 후 키친타월에 물기를 뺀다

4. 달걀을 흰자와 노른자로 분리한다.

5. 마가린을 넓은 볼에 넣고 휘퍼로 마요네즈 상태가 될 때까지 풀어준다.

6. 설탕을 2~3회에 나눠서 넣고 소금을 넣고 섞어준다.

7. 노른자를 3개씩 나눠서 넣고 연노랑색이 나오게 한다.

8. 흰자를 믹싱기에 넣고 고속으로 60% 상태(맥주 거품)까지 돌려준다.

9. 중속으로 내려서 설탕을 2회에 나눠서 넣어준다.

10. 머랭이 90%(갈고리 모양)될 때까지 수시로 확인한다.

11.7번 노른자 반죽에 머랭 반중을 1/2를 넣어 가볍게 섞어준다.

12. 럼에서 건포도를 건져서 건포도와 호두 체리를 강력분에 넣고 충분히 피복을 입혀준다. (생각보다 두껍고 충분히 해준다)

13. 박력분, 베이킹파우더, 향을 11번 반죽에 체 쳐서 넣고 가볍고 가루 안 보일 때까지 섞는다.

14. 우유를 넣고 섞고 럼을 넣어 섞는다.

15. 남은 머랭 2/3을 모두 넣고 가르면서 가볍게 섞는다.

16. 팬닝 후 평탄 작업한다.

17. 180/160도로 40분 구워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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