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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성희 Jan 11. 2023

9. 타르트와 호두파이

오늘 드디어 제과시험의 마지막 품목을 소개한다. 실기학원을 다닐 때도 선생님이 제과 품목을 다 배웠다고 했을 때 딱 이 기분이었다. 아니 나는 머릿속에 들어간 것도 없고 할 줄 아는 것도 하나도 없는데 벌써 다 배웠다고? 그럼 이제 시험을 봐야 하는 것인가? 하는 막막한 생각에 두 손에서 땀이 났다. 그동안 재밌게 만들어서 먹기만 했을 뿐 머리와 손으로 익힌 건 하나도 없는데 내가 겁도 없이 제과 제빵 자격증을 따겠다고 객기를 부린 건 아닌지 밀려드는 걱정과 부끄러움에 몸서리쳤다. 지금 또한 맛있는 이야기를 하겠다고 호기롭게 시작했지만 벌써 제과품목을 다 소개했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


제과 실기시험 품목에서 가장 어려운 항목을 고르라고 한다면 나는 망설임 없이 타르트와 파이류를 고를 것이다. 실기학원에서도 제과품목 중에 마지막으로 이것을 가르쳐준 이유가 분명히 있었다. 공정도 복잡하고 빵 말고도 충전물을 따로 만들어야 하기에 시간도 모자라고 손재주도 많이 필요한 품목이다. 다행히 22년까지는 사과파이가 있었지만 23년부터는 사과파이가 실기시험 품목에서 빠지고 대신 흑미롤케이크가 나온다고 한다. 공개 후 6개월의 유예기간을 두며 기간 전까지는 19가지 품목에서 시험이 출제된다고 하니 그동안은 조금은 수월하게 시험을 볼 수 있을 것 같다.


사과파이는 학원선생님이 실시시험을 보러 갔을 때 테이블 위에 사과가 올려져 있다면 뒤도 돌아보지 말고 포기하고 나오라고 했던 품목이었다. 사과파이를 한 번이라도 만들어본 사람은 이 말의 뜻을 이해할 것이다. 사과파이는 껍질 모양까지 내야 하기에 시간 내에 제품을 제출하기가 하늘의 별따기고 제품을 시간 안에 제출하는 사람이 드물어서 제출만 한다면 앞의 공정이 모두 틀렸다고 하더라도 합격할 수 있다. 그래서 들려오는 소문에 합격율을 떨어트리려고 할 때 사과파이를 출제한다고 한다.


23년부터는 없어진다니 얼마나 다행인지. 그래도 타르트와 호두파이가 두 눈 부릅뜨고 지켜보고 있으니 절대 방심하지 마시길. 타르트와 호두파이 또한 모양도 내야 하고 충전물도 만들어야 해서 시간이 모자랄 수 있는 어려운 품목이다. 하지만 이것이 실생활에서 내가 먹고 싶어서 만들 때는 정말 맛있고 화려한 제품이다.


타르트와 비슷하게 만들어본 것으로 '빨미까레'가 있다. 패스츄리를 바삭하게 구워 초콜릿을 묻힌 것인데 어느 날 sns에서 보고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서 한번 만들어 보았다. 보통 제과점에서 만나는 빨미까레보다는 미니미한 사이즈에 초콜릿도 바르지 않았지만 정말 바삭하고 부드러워서 맛있게 먹었다. 그때 빨미까레 반죽 남은 것을 모아 타르트 팬에 넣고 구워 그 위에 생크림과 딸기도 얹어 야매 타르트를 만들었다. 제과제빵은 정말 창조라고 모양은 좀 어설퍼 보였지만 내 입맛에는 아주 맛있었고 일 년이 지 지까지 남편이 이야기하는 간식이다. 하지만 남편에게 차마 말하지 못했지만 만드는 과정이 매우 어렵고 힘들어서 빨미까레는 일 년에 딱 한 번만 만들기로 나 스스로 약속했다.


제과 실기시험을 준비하는 사람들에게 마지막으로 시험 잘 보는 팁을 하나 말해준다면 품목별로 크림법, 머랭법, 복합법, 공립법 등등 각 항목에 패턴을 이해하 공정을 외우기가 조금 수월하고 제품별 굽는 온도는 필수로 외워가야 한다. 시험에서 그 어떤 것보다 청결을 중요시 생각하므로 매 과정을 할 때마다 청결에 신경 쓰면서 제품을 제출하기만 한다면 재료계량이나 반죽온도가 조금 틀리더라도 합격할 가능성이 올라간다. 그리고 주말보다는 평일에 시험 보는 것을 추천드리며 네이버 '베이커리넷'카페에서 정보를 얻어 가는 것이 좋다. 마지막으로 이 글을 읽는 모든 제과실기 수험생들이 한 번에 찰싹하고 합격할 수 있기를 빈다.

 




<타르트>

1. 거품기로 버터를 마요네즈상태로 풀어준다.

2. 설탕을 2회에 나눠서 소금과 넣어준다.

3. 달걀을 2회에 나눠서 넣어 준다.(설탕을 손으로 만졌을 때 60% 남아 있을 때까지만)

4. 박력분을 가루체질 후 넣어서 가르면서 가볍게 80%만 섞어서 한 덩어리를 만들어 비닐에 넣어 냉장휴지한다.

5. 충전물을 계량한다.

버터를 마요네즈상태로 풀어주고 설탕을 2~3회에 나눠서 넣어준다

달걀을 1개, 1개, 1개 넣어준다.(설탕을 손으로 만졌을 때 40% 남아 있을 때까지만)

아몬드파우더를 가루체질 후 넣어서 가르면서 가볍게 80%만 섞어준다.

브랜디(럼주)를 넣어서 섞어준 후 짤 주머니에 담는다.

6. 냉장 휴지했던 반죽을 꺼내 0.3mm로 밀어 편다.

7. 반죽을 틀위에 올려 빈 공간 없이 팬닝 한다.

8. 바닥에 포크질 후 충전물을 바깥에서부터 돌려 안으로 80% 짜준다.

9. 아몬드 슬라이스를 12g씩 크림이 안 보일 만큼 올려준다.

10. 170/190도로 30분 구워준다. (바닥색이 균일하고 일정하게)

11. 에프리코트혼당과 물을 섞어준 후 중불로 끓여서 붓으로 표면에 골고루 발라준다.



<호두파이>

1. 찬물에 설탕과 소금을 넣어 100% 용해한 후 노른자를 넣고 섞어준 후 생크림을 넣고 섞어준다.(거품이 올라오지 않도록 한다.)

2. 작은 큐브모양으로 자른 버터에 가루체질 한 중력분을 넣어 스크레퍼로 다지듯이 피복을 입혀준다.

3. 1번 반죽과 2번 반죽을 섞어 한 덩어리로 만들어 비닐에 넣고 냉장 휴지한다.

4. 충전물을 계량하고 제조한다.

설탕, 물엿, 계핏가루, 물을 넣고 중탕을 한다. (60도 이하로 설탕이 다 녹을 때까지)

달걀을 충분히 거품 나지 않게 풀어준다.

중탕한 곳에 풀어준 달걀을 넣고 체에 한번 거른 후 유산지로 덮어준다.(기포를 제거하기 위해)

호두를 5분 오븐에 구워준다.

5. 냉장 휴지했던 반죽을 꺼내  0.3mm로 밀어 편다.

6. 7개의 파이팬에 쇼트닝을 꼼꼼히 발라준다.

7. 파이팬에 팬닝 후 바닥에 포크질을 하고 무늬를 만들어 준다.(엄지와 검지로 일정하게)

8. 호두를 34g씩 넣고 충전물을 130g씩 부어준다.

9. 분무기에 물을 넣어 뿌려서 파이 위에 올라온 작은 거품을 없앤다.

10. 170/190도로 30분 구워준다. (바닥색이 균일하고 일정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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