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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초록연두 Mar 17. 2024

[도서리뷰] SF 소설 작가의 책

[ 2024.03.17] 김초엽에세이/구병모소설

이미지출처 : 네이버 도서


1. SF 소설가 김초엽의 에세이, "책과 우연들"


김초엽의 첫 에세이 “책과 우연”들은 작가가 “쓰고 싶은 나”를 발견하는 탐험의 기록이다.


이야기를 쓰는 이유가 무엇일까?라는 질문을 던지면서 첫째, 읽기가 어떻게 쓰기로 이어지는지, 둘째, 내가 만난 책들이 쓰는 나를 어떻게 변화 시키는지에 대해 답한다. 

또한 저자는 “우연한 순간들이 때로는 나를 가장 기이하고 반짝이는 세상으로 데려가고는 했다.”며 그 우연의 순간들을 이 책에 조심스레 펼쳐 놓는다. 


곧, 독서와 창작이 이어지는 과정을 저자만의 경험으로 이 책에 자세하게 털어놓은 것이다. 


이 에세이는 총 3장으로 이루어져 있다. 

1장 세계를 확장하기, 2장 읽기로부터 이어지는 쓰기의 여정, 3장 책이 있는 일상이 그것이다.


나는 독자로서, 작가의 이야기 가운데 흥미로웠던 부분이 ‘소설이 결국 인간의 이야기’라는 전제에 대해 “SF소설의 경우 동의와 반박의 그 어디엔가 놓인다고. SF소설은 인간만의 이야기가 아니라는 사실을 무척 좋아한다.”는 생각이었다. 곰팡이처럼 비 인간 존재를 중심에 놓고 쓸 수 있다는 점이 SF 소설이 가져올 수 있는 장점임을 그녀는 자신의 경험에 비춰 이야기하고 있었다. 


저자가 작가로서 SF소설을 쓸 수 있었던 읽기의 여정이 잘 드러난 매력적이고 흥미로운 에세이였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도서


2. 구병모 작가의 SF 소설 "로렘 입숨의 책"

-   원고지 30매 안팎의 미니픽션-엽편소설-초단편소설


로렘 입숨이란 말의 뜻은  작품 "동사를 가진 권리"에서 알려준다.


로렘 입숨은 1500년대부터 인쇄와 조판 산업에서 레이아웃을 편집하는 데 쓰인 무작위 더미 텍스트를 가리키는 이름이 되었지만, 읽었을 때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하여 아무 글자나 얹어놓은 것은 아니다. 최초의 로렘 입숨은 기원전 45년 키케로의 "선악론"에서 발췌한 문구를 뒤섞어 놓은 것이라고 하며 그 문구는 다음과 같다.  


고통 그 자체를 사랑하거나 그것을 추구하거나 원하는 사람은 없다.

작가는 말한다. "마음에 걸리는 문장과 마음에 걸어 놓는 문장의 차이는 때로 마음에 있다."


13개의 픽션은 다음과 같다.


"화장의 도시", "신인의 유배", "영 원의 꿈", "동사를 가질 권리", "날아라 오딘", "예술은 닫힌 문", "입회인"

"궁서와 하멜른의 남자", "롱슬리브", "세상에 태어난 말들", "누더기 얼굴", "지당하고도 그럴듯한"

"시간의 벽감"이다. 


그 가운데, 리뷰어로서 나는 세 작품을 꼽아 본다.


신 또는 사람이 죽어간 자리에서 혹은 그가 흘린 피에서 꽃이 피어난다는 상상을 하는 "화장의 도시"

서바이벌 경쟁과 승자 독식 사회에 경종을 올리고 이런 사회에 예술은 어떠한가에 대해 쓴 "예술은 닫힌 문"

'투명 인간'이 되어 타인에게 보이지 않는 상태에서 자신이 볼 수 있는 것을 상상한 뒤, 그 세계를 독자 앞에 펼쳐 놓은 "누더기 얼굴"


구병모 작가는 "지당하고도 그럴듯한"에서 

 "읽었을 때 별다른 의미가 없다고 하여 아무 글자나 얹어 놓은 것은 아니다."라고 말한다.

작가의 글을 읽을 때 한번에 이해하기 어려운, 이해하고서도 멈칫 거리는 것 또한 그가 의도하는 바라 생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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