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시절 정신과를 공부하면서, 가끔 나는 스스로 '정상'이 맞나 의심하곤 했다.
"Flight of idea (사고의 비약)? 논리적이지 못한 단편적인 생각들이 계속 떠오른다고? 나 맨날 이런저런 생각하고, 가끔은 아이디어가 막 샘솟을 때가 있는데. 이거 내 얘긴가? 나 양극성 장애야?"
"잠을 자지 않아도 에너지가 넘치는 시기가 있다고? 나 괜히 의욕이 넘쳐서 잠 안 자고 공부하는 시기가 주기적으로 있는데? 역시 나는 조증 삽화?"
"성격 장애? 헐 나 사람들이랑 있을 때보다 혼자 있는 게 편할 때가 많은데, 나 설마 schizoid personality disorder (조현성 성격 장애)?"
"나 의욕 없고 식욕도 없는 때가 있는데, 우울 삽화였나?"
어찌 보면 저런 생각을 한 것도, 내가 그다지 똑똑하지 못하고 메타인지가 좋지 못해 그랬던 것 같다. 아니면 걱정이 많은 성격 때문에 과도하게 생각한 탓일지도.
헐 이렇게 내 상태에 대해 걱정이 많다면 나는 건강염려증(hypochondriasis)?
이 단어 오랜만에 보니 생각난다. hypochondriasis라는 단어는 따지고 보면 그 구성이 상당히 재밌다. hypochondriasis에서 hypo는 아래쪽이라는 의미이고 chondri-는 갈비뼈를 뜻한다. 갈비뼈 아래의 질환이라는 의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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