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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너들에 묻는다

매일 러닝을 하려면 캘리포니아에 살아야 하는 것 아닌가요?

by 코코맘

달리기를 꾸준히 하는 분들께 여쭤보고 싶은 게 있다.

“우리나라는 12개월 중 최소 3개월이 영하에 가까운 겨울이고 최소 3개월이 30도 가까운 기온을 보이는 여름인데, 도대체 어떻게 꾸준히 달려요?”

12개월 중 겨울 3개월, 여름 3개월을 빼고 나면 6개월이 남는다.

6개월 동안 아무리 꾸준히 습관을 만든다 해도, 1년 중 절반을 쉬고 나면 말짱 도루묵일 터이다.

그렇다고 해서 영하에 가까운 겨울에 달린다는 건 혈류가 충분히 가닿지 않는 귀와 코, 손 끝을 차갑게 혹사시키는 일일 터이고 그것이 건강에 좋을 리는 없다.

겨울은 견딜 수 있다고 해보자. 그럼 여름은 어떤가? 추우면 땀 흘릴 위험을 감수하고 껴입으면 되지만 여름에는 다 벗을 수는 없는 노릇 아닌가?

심지어 우리나라의 요즘 여름은 아주 습하면서도 숨이 막히게 뜨거워서 다 벗어도 땀이 주룩주룩 흐를 게 자명하다.

아니 그리고 겨울은 견딜 수 있다는 가정도 참 무상하다. 조금만 땀을 흘려도 찬 바람에 금방 추워질 테고 그럼 감기가 걸릴 테고 운이 좋으면 감기지 운 나쁘면 요즘 유행하는 인플루엔자 A (H1N1과 H3N2가 유행이라 했던 거 같다.) 또는 인플루엔자 B에 걸릴 텐데 정말 달리기를 통해 건강해질 수 있는 거 맞나?

너무 덥고 추울 때는 트레드밀을 뛰면 된다고?

아니 그런데 트레드밀을 뛰면 햄스트링이 충분히 개입되지 않아서 운동효과가 떨어지잖아. 게다가 나는 햄스트링이 탄탄한 사람이 되고 싶단 말이야.


아, 나는 그냥 달리기 싫은 건가 보다 싶기도 한데 인정하고 싶지가 않다.

달리기를 포함한 인터벌 트레이닝을 해야 최대산소섭취량(VO2 max)이 더 좋아질 것 같단 말이야.


저 장애물들(obstacles)을 뚫고 달리려면, 달렸을 때의 이점이 저 모든 걸 뛰어넘을 정도여야 하나보다.

에라 모르겠다. 저장공간의 한계로 결국 중고서점에 팔아버렸던 하루키 책을 다시 사야지.

‘달리기를 말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영어 제목이 좀 더 귀여운 책이다. ‘What I talk about when I talk about running'

원래 취미에는 돈이 드는 거랬어. 합리화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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