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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설기만 한 것들

by jho

나는 오민태를 만나 이내 어떤 것이 문제이냐며 물었고 오민태는 능청스럽게 내게 말을 하였다. " 그냥 대리님이랑 커피 한잔 하면서 친해지고 싶어서 거짓말했어요. 그래도 나오신 김에 커피 한잔 해요 제가 살게요" 나는 그 말을 듣고는 당황스러웠다. 원래 내 생각이었다면 단칼에 화를 내며 집으로 돌아갔을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람의 그 말에선 알 수 없는 진심이 느껴져 얼뚱땅 장난을 치며 말했다. "사수를 놀리고 말이야. 오민태 씨 거짓말 엄청 잘하네요" 웃으며 말을 하였다. 그렇게 나는 오민태와 밥을 먹으며 서로의 가장 좋아하는 음식. 학창 시절의 모습 취미. 흔히 하는 사람 같은 대화를 나누었다.


처음으로 이성 간의 대화에서 어려움 막힘없이 모든 것들이 자연스럽게 흘렀다. 마치 그 시간들은 내 지난날을 벽을 허무르게 하는 것처럼. 나는 그렇게 오민태와 이야기를 나누던 중 오민태라는 사람이 어떤 사람인지 조금은 더 알아가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우리는 꽤 오랜 시간 대화를 나누었고 시간이 애매하게 남아 술자리를 가지게 되었다. 그렇게 오민태와 나는 한잔 한잔을 들이키며 조금씩 취해갔다.


술을 마시던 중 오민태는 내게 물었다. "대리님은 자리도 잡으셨겠다. 모아둔 돈도 꽤 있으실 텐데 왜 연애는 안 하세요?" 나는 그 말을 듣고는 순간 멈칫하며 오민태를 바라보았다. 그렇게 바라본 오민태의 눈동자 속엔 회식 때의 나를 지긋히 보던 오민태의 알 수 없는 그 표정 마치 모든 것들을 솔직하게 만드는 그 표정에 나는 또다시 내 속에 있는 깊은 이야기를 꺼내어 나지막하게 이야기를 건네었다. "내가 연애를 안 하는 이유는요"


시간을 거슬러 내 인생이 무너지게 되었던 아빠의 죽음에서부터 시작된다. 정말 사랑하던 사람과 좋아했던 친구들 많은 인연 속에 작별이라는 슬픔을 겪으며 나는 마음 주는 만큼 돌아오는 상처의 크기는 내가 감당할 수 없을 만큼 아프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고. 아무리 묻어놓은 채 괜찮은 척 살아가도. 그저 척 일 뿐 이별을 겪은 대상을 생각하면 여전히 마음이 뼛속 깊숙이 이별의 과정들이 선명히 생각나게 해 나를 괴롭게 힘들게 만들었다.


그로 인해 내 삶까지 망가지며 일어설 힘조차 낼 수 없다는 것을 느꼈기에 두 번 다시는 그 아픔을 겪고 싶지 않아. 마음의 문을 닫은 채 살아간다" 나는 취해서 오민태에게 내가 가장 싫어하는 "속얘기"를 하게 되었고. 오민태는 그저 어떠한 말도 하지 않은 채 나의 술잔을 채워주며 나를 토닥여 주었다. 나는 그 모습에


눈물이 나왔다. 그 자리에서 하염없이 울었다. 그러곤 오민태에게 말했다. " 주책이 늘어서 죄송해요"

오민태는 그저 나를 보며 토닥이기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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