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젤드로잉
나에게는 재미없는 슬럼프가 왔다. 내가 지금껏 겪었던 슬럼프 중 가장 최악이다. 슬럼프는 단지 모든 일이 잘 안 되는 것을 말하는데, 나는 거기에 재미없는 일상까지 더해졌다. 특별히 새해라고 달라지진 않을 거라고 예상은 했지만, 그래도 어느 정도는 재미있는 일상을 보낼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 그러나, 재미가 없는 건 작년보다 더했다. 난 항상 슬럼프를 겪을 때 나에게 케이크를 선물한다. 케이크에 문구를 달고, 거기에 인생의 달콤함을 더해서 말이다. 이번에도 그 방법으로 해보았다. 이번 슬럼프의 문구는 ‘행복하자’이다. 지금 나에게 필요한 것은 성공도, 돈도 아닌 행복이다. 이런 문구를 달고 나에게 케이크를 선물하면 조금이나마 편안해지진 않을까? 나 자신한테 인생의 달콤함을 더하고, 문구를 적은 케이크를 선물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