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oodbye
밖은 푸석푸석 비가 오고 있었다.
수지는 어느 때와 같이 공방에서 작품을 만들고 있었다. 사람들은 수지의 뛰어난 공감능력의 댓가로 수지의 원데이 클래스 수업료는 100만원을 훌쩍 넘어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계속 닥치는 손님 때문에 수지는 많이 지쳤다. 수지는 퇴근할때마다 녹초 같이 퇴근했고, 그런 모습을 본 데이지와 유리도 녹초가 되었다.
수지는 그녀의 작품으로 그녀의 힘든 마음을 달래고 있었다. 그녀는 학생들에게 만큼은 그녀의 힘든 모습을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
데이지는 그녀의 몸에 폭 안겨 잠을 자고 있었다.
“아휴~ 데이지, 꼭 바쁜데 이렇게 붙어야겠니..?”
그러자 데이지는 수지의 무릎에서 내려가 구석으로 숨어버렸다.
수지는 순간 당황스러웠다. 데이지는 절대 수지가 키운 이후로 숨은 적이 없었다. 그만큼 수지도 많이 변한 것이다.
그때, 오늘 하루의 첫 손님이 왔다.
“어서오세요, 마음을 뜨다입니다.”
“네, 김정민으로 예약했습니다.”
“아하..또 오셨네요~”
“으흐흐 유리씨 오랜만이야~ 내가 요새 바빠서 자주 못왔거든..가격이 많이 올랐드라~ 역시 그럴 줄 알았어. 나도 그만큼의 가치가 있다고 생각해~”
“아하핳..감사합니다..작품 골라주시겠어요?”
“난 음..이 체크무늬 컵받침 만들래..”
“네~ 알겠습니다..준비해드릴게요..잠시만요..”
수지는 손님이 온줄도 모르고 열심히 작업하고 있었다.
“사장님, 어..체크무늬 컵받침 준비 부탁드려요…“
“미안한데, 유리씨가 재료 준비는 해줘.. 내가 수업 자료를 찾아야해서….”
“아..네…”
그렇게 정민씨는 수업을 받았다.
“선생님..선생님 많이 힘드신가봐요.. 요새는 활기가 없으시네…”
“아하핳..그럴리가요….”
”음..어… 전 작품 완성했구요.. 제가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요..“
정민씨는 정확히 100만원을 두고 갔다. 수지가 최근 받은 수업료 중 가장 적은 돈이었다. 수지는 더 이상 이대로는 안되겠다고 생각되었다. 그녀는 가게 문을 닫고 밖을 뛰쳐나왔다. 오랜만에 느낀 자유였다. 그녀는 누구보다도 이 일을 사랑했지만, 어떨 때에는 버거울 때에도 있었다. 사람들을 만족시켜야했고, 매일 수많은 사람들의 비유를 맞춰주어야했다. 그리고 최소 하루에 5개의 작품과 그녀가 현재 쓰고 있는 책을 완성시켜야했다. 그 많은 일을 하려면 3,4시간 밖에 자지 못했고, 일이 엄청 많은 날에는 잠을 아예 못 잘 때도 있었다. 하루종일 앉아있었기 때문에 수지는 자세는 망가진지 오래고, 점점 살도 찌고 있었다. 수지는 자유를 느끼며 길거리를 뛰었다. 그녀의 땀방울 속에는 자유, 희망, 괴로움, 스트레스, 행복 과 같은 모든 감정이 담겨있었다.
“헉헉…” 그녀의 숨소리에는 생기와 활기가 담겨있었다. 그녀는 살아있다는 기쁨에 빠져 마음껏 뛰었다.
다음날 아침, 유리는 수지를 찾을 수 없었다. 그녀에 책상에는 ‘good bye’ 라는 문구의 작품이 만들어져 있었다. 유리는 그 이후로 수지를 보지 못했다. 마을 사람들이 수지가 다른 곳으로 이사를 갔다는 소식 밖에 들을 수 없었다. 언제 공방이 있었냐는듯 SNS상에서 수지는 볼수도 없었다.
유리는 조금 아쉽지만, 수지가 옳은 선택을 했을거라 믿었다. 데이지는 유리가 맡아서 케어했고 데이지는 수지를 그리워하는 것 같으면서도 잊는 것도 같았다.
‘사장님,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저는 사장님이 행복하기를 응원합니다. 이제와 또 항상 영원히..‘
The E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