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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엔젤드로잉 Jul 25. 2023

Epi.9 하이디의 베이커리 - (1)

알프스 소녀 하이디

이상하게도 오늘은 수상할 정도로 날씨가 쨍쨍했다.

“사장님, 와.. 미쳤어요.. 오늘 35도래요.., 어쩐지 출근할 때 지친다 했네..”

“그럼 오늘은 손님이 별로 없겠네.”

“저도 그럴 줄 알았지만 예약하신 분이 두 분이나 계시네요. 하하”

수지네 뜨개질 공방, ‘마음을 뜨다’는 어느새 인스타의 핫플이 되어있었다. 그래서 손님은 끊이지 않았고, 수지는 퇴사하기 전보다 많은 양의 돈을 벌게 된 것이다.

돈을 많이 버는 것보다도 그녀는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마음껏 할 수 있다는 사실이 너무 행복했다. 그녀는 이 순간이 더 이상 끝나지 않기를 원했다.

“허걱! 사장님, 벌써 오전 10시예요! 예약하신 분이 오실 시간이에요! 얼른 준비하셔야 할 것 같아요.”

그들은 허겁지겁 재료를 준비하고, 공방 청소를 마쳤다. 수지는 매우 정신없어 보였지만 누구보다 행복한 아침을 맞이하고 있었다.

띠링

“어서 오세요! ‘마음을 뜨다’입니다!” 유리가 힘차게 외쳤다.

“안녕하세요, 저는 사진으로 이미 작품을 골랐는데, 해도 괜찮을까요?”

“네, 그럼요! 엄… 혹시 성함이..?”

“하이디요.”

“네? 어.. 본명을 말씀해 주셔야..”

“네, 하이디가 본명이 맞는데요?”

유리는 이게 무슨 상황인가 싶었다. 수지는 정신없이 수업을 준비하고 있었고, 유리가 해야 할 일은 예약 성함을 확인하고 작품을 고르도록 도와주는 것이었다. 그러나 수지네 공방에서 일한 경력 중 처음으로 이름 때문에 시간이 늘어진 것이다.

“유리 씨, 손님 빨리 맞이 안 하고 뭐해요?”

“아 네네..”

“그은데.. 예약을 안 하신 것 같은데요.. 하.. 이디.. 님..?”

“아.. 예약해야 하나요?”

”네, 저희가 예약제라서.. “

“제 타임에 누가 있나요?”

그때 전화가 걸려왔다.

“여보세요..? 아 김혜정 님? 못 오신다고요? 아 네.. 내일 11시로 변경드리겠습니다…네…”

그때 유리가 등장했다. 그녀는 당황스러웠다. 분명 오전 10시 예약이 취소되었지만, 수상한 여자가 서 있었다.

“마침 예약이 취소되었네요 ㅎㅎ. 작품 고르셨어요?”

“네 빵모양 인형 만들어 보려고요. ”

“성함이 뭐라고 하셨죠?”

“하이디요.”

“아.. 네… 되게 이름이.. 독특하시네요. 외국에서 오셨나 봐요.”

“아.. 아뇨. 외국에 가본 적은 없어요.”

수지의 예상에 맞는 것은 없었지만, 일단 수업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름이 중요한 건 아니니깐.


수업을 무사히 마치고 하이디 씨는 만족한 표정을 짓고 떠났다.

하지만 표정을 잘못 읽은 것일까? 그녀가 지불한 돈은 기본요금인 2만 원이었다.

“하.. 요새 다들 만족을 못하시나..왜 기본요금만 지불하시는 거지?”

“사장님, 아녜요. 어제 그분은 30만 원이나 지불하셨잖아요. 사장님 잘못 없어요. 저 여자가 이상할 뿐.”

\


그로부터 한 3주 후, 근처 건물에 새로운 가게가 생겼다.

<하이디의 베이커리>라고 크게 쓰여있었다. ‘하이디..? 음.. 뭔가 내 손님 중에 있었던 것 같은데… 이상하다..’

수지는 궁금증에 <하이디의 베이커리>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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