웹툰 [더 복서]에서 나온 대사다.복싱은 그야말로 인간의 가장 원초적 폭력의 도구인 주먹을 사용하여 상대방을 때리는 스포츠다. 때리고 맞는 것에 대한 두려움은 물론 망설임조차 없어야 한다. 주먹이 날아오면 눈을 감고 피하고 방어하는 것이 인간의 본능인데, 이 본능을 거슬러야 하는 것이 바로 복싱이다. 흔히 말하는 복싱 배워서 눈뜨고 맞는다는 경지는 정말 수많은 주먹을 맞아보며 본능이 거슬러진 상태일 것이다.
오늘 회원님들과 스파링을 하면서다시 한번 느낀 점이 있다.'아... 치고받는 것이 재밌지는 않구나.' 분명 나는 복싱을 좋아한다.처음에 복싱을 시작할 때도 맞고 때리는 경험을 언제 해보겠나 싶어서 시작한 이유도 있었고, 용기를 내어 링 위에서 1대 1로 싸워보는 경험도 정말로 높이 산다. 하지만 내가 개인적으로 느끼기에 역시 때리는 거든 맞는 거든 썩 좋지도 재밌지도 않다. 내 기술이나 주먹이 상대방에게 제대로 먹히면 거기서 오는 뿌듯함은 있으나 거기서 어떤 재미나 즐거움은 크게 없었다. 또한 반대로 상대방의 주먹이 내 얼굴과 배에 꽂히면 거기에 따르는 두려움과 고통도 한 몫하기에 솔직히 복싱이 썩 유쾌한 스포츠로 다가오진 않는다. 역시 미트 치고 샌드백치는 거랑 스파링 하면서 때리고 맞는 것은 차원이 다른 문제다.
... 사실 뭐든지 잘하면 재밌는 법인데, 나는 스파링을 잘 못해서 아직 어떤 재미 포인트를 찾지 못한 것 같다.
웹툰 [더 복서]
스파링과 부상
저번 주에는 스파링을 하다 입안이 터져 피가 났고 코뼈가 좀 아팠다. 헤드기어에 마우스피스, 심지어는 스파링을 해주신 회원님은 18온스를 꼈는데도 말이다.이번에는 스파링을 하다가 얼굴을 맞고 입이 벌어져 혀를 씹었다. 복싱을 배우고 첫 스파링을 했을 때는 엄지를 다쳤었고(복싱 글러브가 엄지를 꽉 질 수 없는 불편한 구조로 만들어져 있다. 왜 이렇게 만든 것이지는 몰라도 상당히 불편하다), 두 번째 스파링을 했을 때는 오른손 새끼손가락 뼈가 부러졌다(글러브를 끼고 헤드기어를 낀 상대방의 머리를 때렸는데 부러졌다. 타격지점에서 주먹을 꽉 지지 못했던 게 이유였던 것 같다). 이처럼 풀 스파링이 아니어도 스파링을 하다 보면 작은 부상부터 큰 부상까지 다양한 부상을 입게 된다.
그렇다고 스파링이 또 그렇게까지 위험한 것은 아니다. 회원들끼리만 하지 않는 이상 코치들이 항상 지켜봐 주고 있고, 되도록 서로 조심해가며 힘 조절 스파링을 하기 때문이다.선수들의 경우는 일반인들이 상상하기 어려운 정도의 강펀치들을 주고받기 때문에 punch drunk라는 뇌세포 손상증이 생길 수 있으나, 복싱을 취미로 하는 일반인들의 경우는 주에 몇 회씩 고강도의 스파링을 하지 않는 이상 뇌손상에 대한 큰 위험은 없다. 다만 항상 힘 조절에 신경 써야 하며 무리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스파링을 할 수 있어야 한다. 서로의 체급과 실력에 대한 부분도염두에 두는 것도 중요하다.
여하튼 지난주에 맞은 오른쪽 훅 때문에 아직도 오른쪽 턱 근육이 아프다(오른 훅을 왼쪽 턱에 맞으면 턱뼈가 오른쪽 근육을 때려서, 주먹을 맞은 왼쪽 턱이 아닌 오른쪽 턱이 아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