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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윗의 넷째 아들 아도니야의 음모

왕상 1장

by 서순오 Dec 26. 2024

다윗 왕이 늙어 이제는 아무리 이불을 덮어도 몸이 따뜻해지지 않는다. 신하들은 젊은 여인을 품고 자게 하면 혹여 기력이 살아날까 싶어 아리따운 수넴 처녀 아비삭을 데려와 다윗 왕을 시중들게 한다. 그러나 다윗 왕은 밧세바 사건 이후 그 같은 죄를 다시는 짓지 않는데, 시중드는 아비삭과도 몸을 섞지 않는다.


렇지만 다윗 왕자식 교육을 제대로 하지 못했다. 헤브론에서 낳은 첫째 아들 암논은 압살롬의 누이 다말을 강간해서 압살롬에게 죽임 당하고, 둘째 아들 길르압도 죽고, 셋째 아들 압살롬도 왕이 되려고 반역을 일으켰다가 실패하여 요압 장군에게 살해당하고 만다. 넷째 아들 아도니야는 가만히 있으면 자연스럽게 왕위를 물려받을 터였다. 더군다나 아도니야는 용모도 뛰어난 데다 의젓한 인품이어서 다윗이 한 번도 꾸짖은 일이 없었다. 이것이 문제이다. 자식 사랑이 너무 지나친 나머지 아닌 일에 대해서 제재를 가하지도 잘못한 일에 대해서도 야단을 치지도 않고 그저 '오냐오냐 잘한다 잘한다' 하면서 키운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다윗 왕은 자신의 간음죄와 살인죄로 인해 마음이 무척 괴로운 상태로 통치를 했을 것이다. 그러니 자식들에게 제대로 무어라 할 말이 없었을 것이다. 우선은 아버지가 본을 보여야 자식들도 잘 따라오며 배우는데, 그런 끔찍한 죄를 지었으니 어디 말발이나 제대로 겠는가 말이다.  


하여간에 아도니야는 왕이 될만한 유리한 조건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너무 앞서 가서 일을 그르치고 말았다. 아니다! 어쩌면은 밧세바가 낳은 아들 솔로몬이 너무 영리하고 지혜로워서 가만히 있으면 왕위를 빼앗기게 될 것을 미리 알았는지도 모르겠다. 다윗 왕이 솔로몬을 편애했을 수도 있다. 정황은 그저 짐작해 볼 뿐이다. 다윗 왕이 솔로몬을 얼마나 사랑했을지 보지 않아도 눈에 선하게 그려진다.


이래서 아도니야는 보수세력 요압 장군과 아비아달 제사장과 모의하여 세력을 점점 넓혀가다가 급기야는 기드론 시내 힌놈의 골짜기에서 큰 잔치를 벌이고는 '아도니야가 왕이 되었다'라고 만세를 부른다. 그러나 신진세력인 솔로몬과 나단 선지자와 사독 제사장과 브나야 장군은 초대하지 않다.


그러나 왕위는 그렇게 쉽게 차지할 수 있는 게 아니다. 나단 선지자가 밧세바를 찾아가고 밧세바가 다윗 왕을 찾아가고, 다시 나단 선지자가 다윗 왕을 찾아가서, '왕위 계승자는 솔로몬'임을 일깨워준다.


드디어 솔로몬은 왕의 나귀를 타고 기드론 골짜기 기혼 샘으로 가서 사독 제자장이 기름을 부어 솔로몬을 왕으로 세우고 '솔로몬 왕 만세'를 외친다. 바로 역전의 순간이다!


이제 반역의 음모를 꾸민 아도니야의 처형만이 남아 있다. 아도니야는 성전에 들어가 제단뿔을 잡고 나오지 않는다. 당시에 성전 안에서는 사람을 죽일 수 없는 법이 있었기 때문이다. 솔로몬은 아도니야에게 '다시 음모를 꾸미지 않는다면 살려주겠다'라고 약속한다. 자신에게 내려올 수 있는 왕위를 음모를 꾸며 가면서 미리 차지하려는 아도니야의 어리석음은 죽음 앞에까지 갔다가 겨우 살아난다.


속담에도 '김칫국부터 마신다', '다 된 죽에 코 빠뜨린다'는 말이 있다. 거의 다 이루었는데, 마지막 순간에 잘못하여 일을 그르치는 경우이다. 아마도 압살롬이나 아도니야가 가만히 기다리고 있었으면, 왕위는 그들에게 내려갔을 수도 있었겠다. 설사 다윗 왕이 마음속으로는 아주 나중에 태어난 아들 솔로몬을 왕위 계승자로 점찍어 두었다 하더라도 정정당당하게 겨루어 볼 수 있었을 것이다. 순번이 먼저이니까 유리하지 않은가 말이다. 더군다나 용모도 뛰어나고 인품까지 좋은데 신하들과 백성들이 그들 편에서 일해주지 않겠는가!  


압살롬과 아도니야의 반역은 솔로몬이 왕이 되는데 정당성을 부여하는 역할을 했다고 볼 수 있겠다. 밧세바와의 간음과 우리아 살인 사건은 아무리 다윗이 뉘우쳤다고는 하나 허물이 되었을 테니까 말이다.

"그런 아들이 왕이 된다고? 말도 안 되는 소리야!"

이 모든 소란을 한방에 잠재운 꼭 필요한 반역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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