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윗이 솔로몬에게 세 가지 유언을 하고 죽은 후, 솔로몬은 기회를 엿보아 하나하나 실행에 옮긴다. 아버지 다윗에게 잘못한 사람들을 처형하고 은혜를 베푼 사람에게는 선으로 갚는 일이다.
가장 먼저는 요압 장군에 대한 것이다. 요압 장군은 다윗의 말을 듣지 않고 아들 압살롬을 죽이고, 아브넬도 죽였다. 군대장관으로서 너무 힘이 막강하여 왕인 다윗의 말도 듣지 않고 독자적으로 행동한 것이다.
그런데 솔로몬이 왕위에 오르기 전 다윗의 넷째 아들 아도니야가 반역의 음모를 꾸밀 때, 요압은 아비아달 제사장과 함께 그 편에 가담하였다. 그래서 아도니야가선왕의 후궁 아비삭을 요구하자 브나야 장군을 시켜서 쳐 죽이고, 그다음 차례로 요압을 쳐 죽인다. 요압은 성전의 제단뿔을 잡고 살려고 버텼지만 성전 안에 들어가서 죽이고 만다. 더 이상 봐줄 수 없는 경지에 이른 것이다. 산전수전을 다 겪고 왕이 된 다윗 같은 용맹한 왕에게도 자기 실력을 과시하던 요압 장군을 살려두면, 솔로몬 왕이 또 무슨 일을 당할지 모르기 때문이다. 그래서 후환을 염려하지 않아도 되게 깨끗이 처리해 버리는 것이다.
또 하나는 시므이에 대한 것이다. 솔로몬 왕은 시므이가 바후림 사람이지만 자기 고향을 떠나 예루살렘으로 와서 살도록 하고 그곳을 떠나는 날에는 처벌하겠다고 말한다. 어느 날 고향에서 주인 없이 농작을 하던 종들이 가드로 도망을 간다. 시므이는 나귀를 타고 기드론 시내 지류인 힌놈 골짜기를 건너가서 자기 종들을 찾아온다. 이 소식을 들은 솔로몬 왕은 시므이를 불러 다윗을 욕하고 저주한 죄를 물어 브나야 장군에게 처형하도록 한다.
새 왕이 등장하면 정적 제거는 필수이다. 요주의 인물들은 또다시 반역을 일으키고 일을 그르치도록 반대를 하고 저주를 퍼부을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각 나라에서도 권력이 바뀌면 정치보복이라는 게 있다. 무조건적인 용서가 다는 아니다. 조건을 단 제한적인 용서를 하되 그것을 어겼을 때는 단호하게 처벌을 해야 한다. 그 사람이 어떤 인물인가가 중요하다. 용서하고 합치하고 의논해서 될 인물 같으면 살려두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그 뿌리를 아주 뽑아버려야 한다.
솔로몬은 이렇게 정적은 제거하고 선을 베푼 바르실래의 아들 김함에게는 그 은혜를 갚아준다.
아버지 다윗의 유언대로 행하는 솔로몬은 효성스럽다. 아무리 아버지가 그 죗값을 갚으라고 유언했다고 해도 사람을 죽이는 일은 그리 쉽지 않은데 말이다.
비로소 솔로몬의 나라가 든든하게 서간다. 사독 제사장과 브나야 장군과 나단 선지자, 솔로몬을 도울 인물들이 적재적소에서 솔로몬 왕가를 지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