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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책꿈샘 Sep 19. 2024

퇴직하니 어때요?

학교 밖 교사 이야기 11

이번 추석에 가장 많이 받은 질문은 


"퇴직하니 좋아?"

"퇴직하고 뭐 해?"

"퇴직하니 어때?"


비슷한 질문을 저녁상을 차리다가, 티브이를 보다가, 딴짓을 하다가 훅 들어오니 대답이 파바박하고 떠오르지 않았어요.


질문을 하는 분의 상황까지 고려해야 하니 말이 어버버 하게 나오더라고요. 


가족 중에 초등교사도 있고, 학원 강사도 있고, 걱정을 한 아름 안고 사는 친정맘까지 있으니 대답에 신중해졌어요. 


그렇다고 매 순간 사람과 상황에 따라 답을 달리할 만큼 센스가 많이 장착된 상태도 아니고, 또 지난 3월부터 지금까지 퇴직 후 나의 역동적인 삶의 변화를 한 마디로 표현하기도 어려웠어요.


그래서 가장 무난한 대답을 찾았습니다. 팩트에 기반했기도 했고, 그리고 들었을 때 누구나 좋을 대답!


"퇴직하니 건강이 좋아졌어요. 운동도 하고 그렇게 지내고 있습니다."


실제로 퇴직 후 첫 건강 검진에 늘 안 좋았던 간 기능 수치가 처음으로 정상으로 돌아왔다는 걸 고무적이었어요. 의학 지식은 없지만 추리건대 술 한 잔도 못 마시는 제가 간 수치가 안 좋았던 건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봅니다. 


교직 생활 중, 원인 없이 시달린 두드러기, 만성 피로, 부정맥도 사라졌거든요.


"건강이 좋아졌다니 다행이야."

"건강이 최고지!"


그렇게 정답게 질문과 답이 오고 가면 좋으련만. 꼭 더 묻는 사람이 있더라고요.


"그래서 운동 말고. 또 뭐 해?" (아, 강의도 하고, 글도 쓰고...)

"돈은 잘 벌어?" (아, 월마다 들쭉날쭉합니다만)

"얼마 벌어?" (아, 얼마 벌더라? 교사 월급보다 적기도 하고 어떨 때 좀 벌기도 하고...)


속으로 집에 가고 싶다, 퇴직 후 명절은 너무 어렵다. 퇴직하면 이런 질문을 많구나!

를 생각하고 있었어요.


아, 그러고 보니


퇴직하니 어때요?

라는 질문은 제가 퇴직했다고 말하는 순간, 가장 많이 들은 질문이긴 했어요. 


그게 명절이라 더 몰아서 온 것뿐.


그러니, 


퇴직을 앞두고 있는 분들은


이에 대한 솔직한 자기만의 이야기를 갖고 있으면 좋겠습니다. 


"퇴직하니 건강해서 좋습니다."


제가 찾은 무난한 대답입니다. 


저는 이 솔직한 대답을 유지하기 위해 진짜 건강해야겠어요! 열심히 운동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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