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숙해진 발걸음, 빛나는 목표
다음 날 아침, 마침내 쉼터를 나서는 날이 밝았다. 떠나는 날의 서울의 날씨는 맑고 쾌청했고, 뮤뮤랑 몽몽이가 모험을 나서기 딱 좋은 날이었다. 설화 아주머니는 현관까지 배웅하며 따뜻한 미소를 지었다.
"뮤뮤야, 이제 정말 떠날 때가 되었구나. 몸 조심하고, 언제든 도움이 필요하면 내 이름을 외치렴. 내가 항상 너를 지켜보고 있단다."
"네, 설화 아주머니! 정말 감사합니다! 덕분에 많은 것을 배우고 용기를 얻었어요! 보고 싶을 거예요"
“나도 뮤뮤야. 그리고 몽몽아!”
뮤뮤는 진심으로 감사 인사를 전하며 설화 아주머니를 꼭 안았다. 몽몽이도 아주머니의 볼을 살짝 비비며 작별 인사를 했다. 설화 아주머니의 눈빛에는 뮤뮤를 대견하게 여기는 따뜻함과, 떠나보내는 아쉬움이 교차했다.
쉼터의 문이 닫히자, 뮤뮤는 다시 서울의 복잡한 골목길에 섰다. 따뜻한 쉼터의 온기가 사라지는 듯한 기분에 뮤뮤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뒤를 돌아보았다. 왠지 모르게 가슴 한편이 시큰거렸지만, 몽몽이가 뮤뮤의 볼을 부드럽게 비비며 다독였다. 며칠 전과는 확연히 달랐다. 낯설게만 느껴졌던 건물들은 이제 제법 익숙한 풍경이 되었고,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들의 모습도 하나의 활기찬 예술 작품처럼 다가왔다. 월영 여신이 준 특별한 빛과 설화 아주머니의 조언 덕분에, 사람들의 시선은 뮤뮤를 스치듯 지나갈 뿐이었다. 뮤뮤는 복주머니 속 넉넉한 여행 자금과 손에 든 스마트폰에 의지해 자신감 있게 발걸음을 옮겼다.
"자, 몽몽아! 이제 다음 단서를 찾아볼까?"
뮤뮤는 복주머니에서 낡은 가이드북을 꺼내 펼쳤다. 몽몽이는 뮤뮤의 어깨 위로 날아올라 가이드북의 다음 페이지를 유심히 살폈다. 박꽃이 있던 페이지를 넘기자, 낡은 종이 위로 마치 살아있는 물감처럼 색채가 번져나가며 새로운 그림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은은한 빛과 함께 맑은 시냇물과 그 속에서 반짝이는 비녀의 모습이 선명하게 그려졌다.
"뮤뮤! 다음 물건은... 은비녀래! '콩쥐팥쥐' 이야기의 은비녀라고 쓰여 있어! '억울함을 이겨낸 선한 마음'이 깃들어 있대!" 몽몽이가 또렷한 목소리로 읽었다.
뮤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은비녀'라니! 그것도 콩쥐팥쥐 이야기의 은비녀라니! 과연 그 은비녀는 어디에 있을까? 가이드북의 그림 속에는 맑은 시냇물과 함께 은빛으로 반짝이는 비녀의 모습이 흐릿하게 그려져 있었다.
이때 뮤뮤는 콩쥐팥쥐 이야기에 대해 궁금해졌다.
"흠... 콩쥐팥쥐는 어떤 내용일지 우리 앉아서 검색해 볼까 몽몽아?"
“그래! 뮤뮤”
뮤뮤와 몽몽이는 근처 공원 벤치에 앉아서 스마트폰으로 동화 내용을 탐색하고 이야기를 읽어본다. 콩쥐의 착한 마음과 팥쥐의 심술, 그리고 억울함을 이겨내고 행복을 찾는 콩쥐의 이야기에 뮤뮤는 눈시울을 붉히기도 하고, 몽몽이와 함께 팥쥐의 행동에 분개하기도 했다.
"콩쥐는 정말 착한 아이였네... 억울한 일을 많이 겪었지만, 결국 선한 마음이 빛을 발했어. 이 은비녀는 그런 콩쥐의 마음을 담고 있는 거구나!"
"은비녀... 맑은 시냇물... 음... 서울에도 맑은 시냇물이 많을까, 몽몽아?"
뮤뮤는 스마트폰을 다시 꺼내 지도 앱을 켰다. 이제 뮤뮤는 직접 한글을 읽을 수 있었기에, 몽몽이의 도움 없이도 검색창에 '서울 맑은 시냇물'이라고 입력했다. 화면에 여러 개의 장소가 나타났다. 그중에서 유독 맑고 깨끗한 물줄기가 흐른다는 '청계천'이라는 곳이 뮤뮤의 눈에 들어왔다.
"청계천! 여기인가 봐, 어떻게 찾을지는 가서 정하자 몽몽아! 가자!"
뮤뮤는 희망찬 목소리로 외쳤다. 빌딩 숲 사이를 흐르는 맑은 물줄기가 과연 어떤 비밀을 품고 있을지, 뮤뮤의 심장은 새로운 모험에 대한 설렘으로 두근거렸다. 몽몽이도 뮤뮤의 어깨 주위를 신나게 맴돌았다. 첫 번째 단서인 박꽃에 이어, 두 번째 단서인 은비녀를 찾아 떠나는 뮤뮤의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과연 뮤뮤와 몽몽이는 어떻게 청계천에서 은비녀를 찾을 수 있을 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