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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화 청계천의 속삭임

물줄기 속에 숨겨진 진실

by MU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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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지도 앱이 가리키는 대로, 뮤뮤와 몽몽이는 청계천으로 향했다. 설화 아주머니에게 톡톡히 교육을 받은 보람이 있었다. 빌딩 숲 사이를 흐르는 물줄기는 생각보다 훨씬 맑고 깨끗했다. 도시의 소음 속에서도 졸졸 흐르는 물소리는 왠지 모르게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다.

화창한 낮이었다. 뮤뮤와 몽몽이는 청계천을 따라 천천히 걸었다. 맑은 물줄기 속을 꼼꼼히 살펴보기도 하고, 청계천에서 뛰는 사람들을 신기하게 바라보기도 했다. 다양한 사람들이 삼삼오오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사진을 찍으며 여유를 즐기는 모습은 뮤뮤에게는 마치 살아있는 그림책 같았다. 뮤뮤는 그들의 표정을 살피고 행동을 따라 해 보며 지구 사람들의 일상을 엿보았다. 바쁘게 움직이는 지구 사람들이 부지런하다고 생각했다. 월영 여신이 준 특별한 빛 덕분에 사람들은 뮤뮤를 평범한 아이로 보았지만, 뮤뮤는 여전히 주변의 모든 것에 호기심 가득한 눈으로 반응했다.

그때 주변 노점상에서 풍겨오는 달콤하고 고소한 냄새에 이끌려, 뮤뮤는 설화아주머니가 주신 돈을 복주머니에서 꺼내 몽몽이와 함께 갓 구운 붕어빵과 달콤한 솜사탕을 사 먹었다. 따뜻하고 부드러운 맛에 뮤뮤는 눈을 감고 행복한 미소를 지었다. 몽몽이도 뮤뮤의 어깨에서 작게 낑낑거리며 맛있는 냄새를 맡았다.

"뮤뮤 냄새가 너무 좋다! 나도 한 입만 줘!"

"알았어! 넌 특별한 강아지라 설화아줌마가 뭐든 먹어도 된다고 했어."

"자~ 여기 먹어 볼래 아~해봐!"

"와! 너무 맛있다. 뮤뮤 이런 게 지구에 있다니 너무 좋잖아!"

"응! 특히 이 분홍색 과자는 정말 달콤해 구름을 먹는 기분이야 기분도 좋아져!"

뮤뮤가 한 껏 흥이 올라 흥얼거렸다.

"몽몽아 해가 지고 있어! 우리 좀 더 둘러보자"

"그래 뮤뮤. 은 비녀가 도대체 어디에 숨겨져 있을까?"

뮤뮤와 몽몽이는 맛있는 간식을 먹고, 다시 발걸음을 청계천으로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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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뮤는 걸음을 옮기며 '억울함을 이겨낸 선한 마음'이 깃들어 있다는 은비녀. 뮤뮤는 콩쥐처럼 선한 마음으로 은비녀를 찾을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랐다.

한참을 걷던 그때, 뮤뮤의 간절함 때문인지 뮤뮤의 주머니 속에서 몽환적인 박 씨가 희미하게 빛나기 시작했다. 박 씨의 빛은 몽몽이에게도 전달되는 듯했다.

"뮤뮤! 박 씨가 빛나! 이 근처에 혹시 은비녀가 있는 게 아닐까?" 몽몽이가 흥분해서 외쳤다.

"오 그런가 봐 빛이 저 쪽을 가리키고 있어!"

박 씨의 빛이 점점 강해지더니, 청계천의 한 지점을 가리키는 듯했다. 뮤뮤는 박 씨가 가리키는 곳으로 조심스럽게 다가갔다. 그곳은 물살이 비교적 잔잔하고, 사람들이 다니지 않는 오래된 돌들이 쌓여 작은 웅덩이를 이룬 곳이었다. 웅덩이 바닥에는 수많은 조약돌과 나뭇잎들이 가라앉아 있었다.

"어디에 있는 거지?"

뮤뮤는 붓을 꺼내 물속에 살짝 담갔다. 붓끝에서 은은한 빛이 퍼져나가며 웅덩이 바닥을 비추었다. 붓이 가진 '기억, 흔적을 불러내는' 힘이 발현되는 순간이었다. 붓의 빛이 닿자, 웅덩이 바닥의 조약돌들 사이에서 희미한 은빛이 반짝였다.

"몽몽아, 저기 봐!"

뮤뮤가 가리킨 곳에는 흙과 조약돌에 반쯤 묻힌 채 은은하게 빛나는 비녀가 있었다. 뮤뮤는 조심스럽게 손을 뻗어 비녀를 집어 들었다. 차갑고 매끄러운 감촉. 흙을 털어내자, 섬세한 문양이 새겨진 아름다운 은비녀가 모습을 드러냈다. 비녀는 맑은 물속에서 더욱 영롱하게 빛났다.

"은비녀다! 우리가 찾았어, 몽몽아!"

뮤뮤는 기쁨에 겨워 은비녀를 품에 안았다. 몽몽이도 뮤뮤의 볼을 비비며 함께 기뻐했다. 두 번째 단서를 찾았다는 안도감과 함께, 뮤뮤의 마음속에는 콩쥐의 선한 마음처럼 따뜻한 기운이 차올랐다.

그때였다.

"크크크... 찾았구나. 탐스러운 은비녀로군!"

낯익은 굵고 거친 웃음소리가 들려왔다. 뮤뮤는 소리가 나는 곳을 돌아보았다. 청계천의 다리 밑, 어두운 그림자 속에서 불처럼 이글거리는 눈을 가진 거대한 형체들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바로 도깨비들이었다. 그들은 뮤뮤의 손에 들린 은비녀를 향해 욕심 가득한 시선을 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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