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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화. 달빛 아래, 두려움의 거울

가이드북이 이끄는 세 번째 단서

by MUZE

청계천의 밤은 도깨비들이 사라진 후, 다시 고요해졌다. 뮤뮤는 두 번째 단서인 은비녀를 품에 안았다.

은비녀는 여전히 맑은 은빛을 내고 있었고, 그 빛은 몽몽이와 뮤뮤의 마음을 따뜻하게 비추었다.

첫 번째 단서인 박꽃과 두 번째 단서인 은비녀의 힘을 알게 된 뮤뮤는 이제 7가지 물건을 찾는 여정이 결코 쉽지 않겠지만, 몽몽이와 붓, 그리고 자신의 용기가 있다면 무엇이든 해낼 수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

"자, 몽몽아. 이제 다음 단서를 찾아볼까?"

뮤뮤는 은비녀를 소중히 복주머니에 넣고, 낡은 가이드북을 다시 펼쳤다. 몽몽이는 뮤뮤의 어깨 위로 날아올라 가이드북의 다음 페이지를 유심히 살폈다. 은비녀가 있던 페이지를 넘기자, 낡은 종이 위로 마치 살아있는 물감처럼 색채가 번져나가며 새로운 그림이 서서히 모습을 드러냈다.

"뮤뮤! 다음 물건은... 자개거울이래!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의 자개거울이라고 쓰여 있어! '두려움을 비추고 이겨내는 용기'가 깃들어 있대!" 몽몽이가 또렷한 목소리로 읽었다.

뮤뮤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자개거울'이라니! 그것도 해와 달이 된 오누이 이야기의 자개거울이라니! 과연 그 자개거울은 어디에 있을까? 가이드북의 그림 속에는 깊은 산속, 달빛이 비치는 작은 연못가에 놓인 신비로운 자개거울이 흐릿하게 그려져 있었다. 거울의 표면에는 밤하늘의 별들이 반짝이는 듯했다.

"두려움을 이겨내는 용기... 달빛 아래 연못가... 몽몽아, 서울에 산이 있을까?"

뮤뮤는 스마트폰을 꺼내 지도 앱을 켰다. 이제 뮤뮤는 직접 한글을 읽을 수 있었기에, 몽몽이의 도움 없이도 검색창에 '서울 산'이라고 입력했다. 화면에 여러 개의 장소가 나타났다. 그중에서 유독 울창한 숲과 깊은 계곡이 있는 '북한산 국립공원'이라는 곳이 뮤뮤의 눈에 들어왔다. 가이드북의 그림과도 왠지 모르게 비슷한 분위기였다.

"북한산 국립공원! 여기인가 봐, 몽몽아! 가자!"

뮤뮤는 희망찬 목소리로 외쳤다. 몽몽이도 뮤뮤의 어깨 주위를 신나게 맴돌았다. 첫 번째 단서인 박꽃과 두 번째 단서인 은비녀에 이어, 세 번째 단서인 자개거울을 찾아 떠나는 뮤뮤의 새로운 여정이 시작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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