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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대장의 시험

세 가지 힘의 충돌

by MUZ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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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다!"

뮤뮤는 눈을 크게 뜨고 붓을 앞으로 힘껏 내밀었다. 방어막이 터지듯 해체되면서, 흰빛과 은빛이 합쳐진 맑고 깨끗한 나비 형상의 빛줄기가 도깨비 무리를 향해 쏟아져 나갔다.

도깨비들은 비명을 질렀다. 강력한 세 가지 물건의 힘이 합쳐진 에너지에, 지난번에 봤던 도깨비들이 몸을 뒤틀며 고통스러워했다. 빛은 도깨비들의 욕심 가득한 기운을 완전히 정화했고, 그들의 사납던 모습은 순식간에 사라지고, 작고 푸른 피부에 붉은 뿔이 돋아난, 장난기 가득한 모습으로 변해 데구루루 계곡 바닥을 굴러다녔다. 그들이 쥐고 있던 도깨비방망이들 역시 위협적인 쇠붙이가 사라지고 어린이 장난감처럼 작고 반짝이는 방망이로 변해버렸다. 도깨비들은 작은 방망이들을 엉성하게 쥐고, 영문도 모른다는 듯 서로를 툭툭 치며 히죽거렸다.


그때 도깨비 중 하나가 말을 했다.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난 거야?"


숨 막히는 싸움이 끝났다. 뮤뮤는 계곡물가에 주저앉았다. 자개거울, 박꽃, 은비녀의 빛이 뮤뮤의 손 안에서 은은하게 빛나고 있었다. 몽몽이는 뮤뮤의 볼을 비비며 말했다.

"뮤뮤, 완벽했어! 세 가지 힘을 하나로 합쳤어! 도깨비들이... 어?"

몽몽이는 귀엽지만 허당 같은 모습으로 변한 도깨비들을 보고 눈을 동그랗게 떴다. 도깨비들은 이제 뮤뮤에게 위협이 되는 존재가 아니라, 그저 장난기 많고 어수룩한 시골 소년들처럼 보였다. 그들은 작아진 방망이를 흔들며 서로 장난치기 바빴고, 박꽃이나 은비녀에는 더 이상 관심이 없는 듯했다. 뮤뮤도 그들의 모습을 보고는 피식 웃음을 터뜨렸다. 이제 뮤뮤는 지구의 예술과 문화를 사랑하는 요정일 뿐만 아니라, 7가지 물건의 힘을 하나로 모아 세상을 지키는 특별한 존재로 성장하고 있었다.


그때, 도깨비들 사이로, 유난히 덩치가 크고 뿔이 하나 우뚝 솟은 도깨비 하나가 앞으로 나섰다. 그의 눈은 더욱 이글거렸고, 손에 쥔 방망이는 위협적으로 번쩍였다. 뮤뮤는 직감했다. 이들이 바로 도깨비 무리의 우두머리임을.

"저 애송이가 우리의 영역까지 침범했군! 순순히 박꽃과 은비녀, 그리고 거울까지 내놓아라!"

대장 도깨비의 목소리는 지난번 도깨비들보다 훨씬 더 굵고 위압적이었다. 뮤뮤는 자개거울을 품에 안고 몽몽이를 꼭 껴안았다. 주변에는 수많은 도깨비불이 푸르스름하게 일렁이며 계곡을 에워싸고 있었다.

"싫어! 이건 내가 찾아야 할 물건이야!" 뮤뮤는 두려웠지만, 자개거울에서 흘러나오는 용기의 힘에 기대어 씩씩하게 외쳤다.

"크크크! 용기는 가상하군. 하지만 힘이 없으면 그 용기는 그저 쓸모없는 치기로 끝날 뿐!"

대장 도깨비는 방망이를 높이 들었다. 번쩍이는 쇠붙이가 달빛에 반사되어 뮤뮤의 눈에 섬광을 일으켰다. 도깨비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계곡물로 뛰어들 준비를 했다.

"몽몽아, 어떡해!"

"뮤뮤, 괜찮아! 우리에게는 세 가지 힘이 있어! 붓, 박꽃, 그리고 이 용기!"

몽몽이의 외침에 뮤뮤는 정신을 차렸다. 뮤뮤는 곧바로 붓을 쥐고 세 번째 단서인 자개거울을 붓끝으로 살짝 터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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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순간, 자개거울에서 푸른빛이 강하게 뿜어져 나왔다. 뮤뮤의 붓은 그 빛을 받아들였다. 뮤뮤는 자개거울이 가진 '두려움을 이겨내는 용기'의 힘을 온몸으로 느끼며, 붓을 크게 휘둘러 허공에 커다란 원형의 방어막을 그렸다.

방어막이 완성되자, 방어막의 표면에는 해와 달의 문양이 영롱하게 빛났다. 도깨비들이 휘두른 방망이가 방어막에 부딪히자, "콰아앙!" 하는 굉음과 함께 방망이는 튕겨나갔고, 도깨비들은 잠시 주춤했다.

"놀랍군! 저것이 거울의 힘인가! 하지만 저런 건 오래 못 버틸 거다!" 대장 도깨비가 다시 한번 명령했다. "모두 힘을 합쳐라! 저 요정을 잡고 물건들을 빼앗아라!"

도깨비들이 다시 공격해 오자, 뮤뮤는 방어막이 흔들리는 것을 느꼈다. 힘이 부족했다. 그때, 뮤뮤는 품에 안고 있던 몽환적인 박 씨를 떠올렸다. '숨겨진 재능의 시작, 마음의 빛으로 피어나리라!'

뮤뮤는 박 씨를 붓에 갖다 대고, 방어막 위에 작게 박꽃 문양을 그렸다. 박꽃 문양이 방어막 위에 피어나자, 방어막 전체가 희망찬 흰빛으로 물들며 더욱 단단해졌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은은한 향기가 퍼져나가 도깨비들의 움직임을 둔화시켰다.

박꽃은 뮤뮤의 힘을 증폭시켰다. 뮤뮤는 붓에 힘을 주고, 이번에는 두 번째 단서인 은비녀를 붓끝으로 스쳤다. 은비녀의 나비 문양에서 맑고 깨끗한 기운이 솟아나, 방어막의 흰빛과 합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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