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상 약자가 된다
요즘 사회는 정이라는 게 참 많이 사라졌다. 냉혹한 현실 속에서 정이 많은 사람으로 산다는 것은 참 힘든 일이다. 언제 어디서나 약자가 되기 때문이다. 약자라는 말로 내 마음을 약한 거라고 정의해버리긴 싫지만 이게 사실이고 , 현실이다. 도시와 시골을 나누고 싶진 않지만 시골에서 살 때와 도시에서 살고 있는 지금 주변에 있는 사람들의 성향은 확실히 다른 점이 많아 보인다. 환경의 영향이 참 많다는 생각을 하곤 하는 게 나도 한적하고 여유로운 시골에서 지낼 적에는 참 긍정적이고 유한 사람이었는데, 도시로 와서 살기 시작하고 나서는 점점 성격이 급해지기도 했고 성인이 되면서 사회생활을 시작하면서 사람들과 일에 치이다 보니 화도 많아지고 지치기도 해서 마음에 여유가 많이 사라졌고 주변 사람들을 챙기고 바라보는 것이 쉽지는 않다는 생각을 했다.
그럼에도 내 주변에서 힘들어하는 사람들이 있으면 자꾸 돌아보게 되고 신경이 쓰이고 옆으로 가고 있는 나 자신을 마주한다. 기쁜 일이 있어서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작더라도 내 마음을 담은 편지나 선물을 준비해서 함께 기뻐하며 축하를 해주기도 한다. 물론 이 모든 것이 일단은 아는 사람이라는 전제가 있긴 하다. 나도 모르는 사람에게는 큰 관심이 없으니까. 근데 이제 문제는 잠깐 알게 된 사이에도 빨리 정이 들어버린다는 것. 짧은 시간에도 정이 들어버려서 새로운 인간관계를 맺는 것이 사실 두렵다.
내가 가진 것들을 많이 내어주고 포기하기도 하면서 내 사람을 챙겨야 하는, 안 그러고 싶다고 생각하면서도 자꾸만 그렇게 되는 내가 가끔은 불쌍하기도 하고 이런 나를 이용하는 사람들도 참 많았어서 상처도 많이 받았고 힘든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 내가 손해 보는 관계인걸 알면서도 그놈의 정 때문에 그 관계를 놓기가 참 힘들고 어렵다.
내가 사랑했던 사람이, 친했던 친구가, 오래된 인연이 끝이라는 생각이 들 때, 어쩔 수 없이 멀어지게 될 때 그때마다 다 표현하진 못했지만 참 힘든 시간을 보냈고 이별하고 싶지 않다고 멀어지고 싶지 않다고, 너무 아쉽다고 너무 슬프다고 혼자 말했다. 다양하고도 수많은 인간관계를 맺고, 이별을 수도 없이 해왔지만 항상 어렵고 너무 슬프다. 그리고 그 모든 시간이 사람들이 잊히지가 않는다. 스쳐가듯 맺은 관계도 다 기억하고 나에게 남아있다.
난 사람들을 별로 안 좋아해.라는 말을 많이 했다. 근데 사실 너무 좋아하게 될까 봐 아니 이미 너무 좋아하고 있으니까 그 이후의 이별이 두려워서 자꾸만 내가 나에게 말하는 주문 같은 말이었던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