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

by eunice 유니스

눈물


비가 온다는 일기예보에

출근하기 전 작은 우산 하나를 챙겨 나왔다.


퇴근길에 빗방울이

후득 후드득 떨어지더니

순식간에 하늘에 구멍이 뚫린 듯

장대비가 쏟아져 내린다.


양동이로 퍼붓는 듯한

엄청난 양의 빗 속에서

내 작은 우산은 이리저리 꺾이며

자신이 버텨낼 수 있는 한계에 다다르고 있었다.


세찬 비바람에

이미 내 허리 아래로는 흠뻑 젖어 있었지만

머리라도 젖지 않으려고

그 작고 약한 우산을 두 손으로 꼭 붙들고 있는

내 모양새가 너무 서글펐다.


정말이지... 그냥 우산을 내던져 버리고 싶었다.


내 힘으로는 감당하기 힘든 인생의 거센 비바람 앞에,

내가 가진 것이라곤 작은 우산 하나밖에 없다는 초라함과 무기력 앞에

가끔씩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을 때가 있다.


내 나이가 젊고, 자유로웠던 청년 시절이었다면

감기로 며칠을 고생하더라도

나를 압도해오는 빗 속에서 미친 듯이 춤이라도 추겠다만


이제는 가진 것이 늙어버린 몸뚱이밖에 없고,

하루 종일 어미 새 오기만을 목 빠지게 기다리는 아기새들 생각에

종잇장처럼 휘날리는 작은 우산을

있는 힘을 다해 다시 꼬옥 부여잡는다.


우산 안에도 흐르는 빗물은

뜨겁게 내 빰 위에도 흘러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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