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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무할아버지 May 12. 2022

먹구름 가득한 하늘처럼

그래도 기적이라는 것이 일어나 준다면...

먹구름 가득한 하늘처럼


오늘도

무언가를 기다리며 또 하루를 보낸다

매일매일 반복되는 일상이지만

그래도 오늘만은...

하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코발트빛 영롱하던 하늘을

바람이 쓸어다 버린 먹구름이

온통 잿빛으로 바꾸어 버리고

하늘은

그 서러움을

꾸역꾸역 그 진한 눈물로 대지에 토해낸다


사랑빛 가득했던 마음으로

오늘까지만

또 오늘 까지겠지 하며

이렇게 욥의 고통인양 참아 왔는데

이제 그 희망의 끈조차 찾을 수 없고

흐르는 눈물은 온 삶을 적시 운다


이젠

숨만 쉬어도

가슴이 죄어오고

하늘은

바람이 쓸어다 놓은 먹구름은

바람이 다시 걷어가 주겠지만

고통을 담아 둘 그릇조차

모두가 깨어져버린 나는

하루하루를 연명하듯 지탱하고 있을 뿐

많은 이들이 애착하는 그 모든 것들도

내겐 아무런 의미도 없는 공허함

애써 태연한 척 고통스러운 가슴을 감춘다


단지

지켜만 보고 있을 뿐

아무것도 해줄 수 없다는 무기력함에

온몸은 굳어지고

싸늘히 식어버린 마음은

생의 언저리만 맴도는데

이미 오래전 퇴색해버린 믿음은

하루만큼씩 고통을 쌓아내고 있다


먹구름 걷힌 하늘처럼

내 생에

청명한 하늘빛을 담아낼 수 있다면

응어리진 마음속을 녹여내어

사랑의 빛으로 가득 차고 넘칠 텐데

지금은 기적이란 것도 믿을 수는 없지만

그래도 그 기적이란 것이 일어나 준다면

내 삶을 통째로 내어 줄 수도 있는데

내 모든 것 다 주어도

하나도 아까울 것이 없는데...


2012년 9월 6일

언젠가부터 산다는 것에 대하여 많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고통도 적당 할 때는 약이 되는데 지금의 이 잔은 내가 감당 하기엔 너무나 버거운 고통의 잔이다.

그러나 피 할 수도 피해서도 안 되는 고통의 잔이다. 어쩌면 그것이 나의 또 다른 교만 일 수도 있겠지만 그래도 내가 감당할 수 있는 여기까지 만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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