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고 싶지 않았다
초등학교, 중학교, 고등학교까지 나는 모두 그들에게 문제아라는 인식이 남겨져 있었다.
사회의 규범에서 내가 벗어나 있는 건지 아니면, 그들의 규범이 너무 억센 것인지 판단이 잘 서지 않았다.
어쨌든 정확한 것은 그들은 내게 경멸의 시선을 보내고 분노를 표출했다.
초등학교 때 당한 왕따의 문제는 나에게 있어서 심각했지만, 선생에게도 심각했다.
왜냐하면, 그들의 커리어에 오점을 남기는 일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처음에는 방치를 선택했다.
눈을 가리고 귀를 막고 입을 닫았다. 그 결과로 시간이 지날수록 나는 악화하였다.
결국, 반 공포증이 걸렸다. 이 사실을 부모님에게 말하면 누가 될까봐 말하지 않았다.
반 안으로 들어가기만 하면 몸이 사시나무 떨리듯 했다. 학급 애들은 그런 나를 동물원의 원숭이처럼 구경거리로 전락시켰다.
이런 일이 심해지자, 수업도 제대로 듣지 못했다. 선생은 그런 내가 꾀병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결국 수업 중 나를 옆에 앉혀놨다. 처음으로 따뜻한 손길을 느끼나 싶었고 희망이 보였다.
그녀의 옆모습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다. 비스듬하게 올라간 썩소와 경멸의 눈으로 나를 내리깔았다.
구토가 쏠려왔고 곧장 밖으로 나가 숨을 헐떡거렸다. 식은땀은 눈물을 대변했다.
사람이라는 생물에 대해 공포감이 생겼다. PTSD로 남은 초등학교 시절은 중학교에도 큰 타격을 주었다.
중학생이 되고 애들은 내게 쉽사리 다가오지 못했다. 작은 장난에도 과잉된 부정을 보였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들은 괴롭힘을 시작했다. 초등학교의 악몽이 스멀스멀 올라왔다.
돈, 자존심, 명예 등 모든 것을 빼앗았다. 일 학년은 그렇게 느린 시간이 흘러갔다.
이 학년이 되고 선생과의 트러블이 다시 시작된다. 학교가 가기 싫었기에 수업을 빼먹기도 하고 등교 자체를 하지 않기도 했다.
초등학생 때와 달리 이번 선생은 내게 먼저 다가와 걱정과 염려를 보냈다.
진심으로 대하는 자세가 보였지만, 내 생각의 틀은 굳세게 잠겨져 있어 쉽게 열지 못했다.
방문 상담, 상담사와의 상담, 선생과의 상담에도 내 태도는 고쳐지지 않았다.
어쩌면 고쳐지지 않는 태도 때문에 생긴 관심을 버리지 못한 걸 수도 있다.
나도 살아있음을 느끼기 위해서는 관심이라는 게 필요했으니까. 다만, 그것을 인지하고 있음에도 방법과 선택이 잘못되었다.
고등학생은 처음부터 단단히 꼬였다. PTSD로 남았던 추억은 강제로 삭제시켰고 애들과 관계도 좋았다.
다만 선생의 태도가 나의 가치관과는 많이 동떨어져 있었다.
친구가 간접적으로 괴롭힘을 당해서 그것을 문제 삼고 넘어가자, 선생은 구체적이지 않다며 무시했다.
그것을 갈등으로 시작해 처음부터 끝까지 맞지 않았다. 학교라는 절은 내게 맞지 않았고 중생인 내가 떠나야 했다.
선생을 제외한 모두가 나의 이별을 안타깝게 바라봤다. 특히 가까운 친구들이 그러했다.
그 세 번을 모두 겪자, 내가 잘못된 것인지 그들이 잘못된 것인지 헷갈렸다.
헷갈림 속에서 나를 잡아줄 사람은 없었다. 내가 없게 만든 것일까 싶었다.
후회가 많았다. 부모님에게 알리고 선생과의 원만한 합의를 보는 게 과연 정답이었을까.
아니면, 그들의 제자들과 처음부터 어울리지 못한 것이 능력 부족일까.
사실 지금까지도 잘 알 수 없다. 내가 잘못된 것인지 가르치는 그들이 잘못된 것인지.
어쩌면 어른과 어린이의 대립일지도 모르겠다. 너무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그들에게 그리고 그 생각이 고착화된 상대에게 내가 너무 많은 것을 요구했을 수도 있다.
그렇지만, 그 많은 요구 중에서 단 한 가지 정도는 들어줄 수 있는 것 아닌가.
그게 어린이고 미성숙한 청소년이지 않은가. 제대로 된 배에 탑승하지도 못한 채로 노를 저으니 당연히 효율이 좋을 수가 없었다.
내 배는 어디로 갔던 걸까. 제대로 된 바다를 향해 나아가고 있을까. 어쩌면 빙판에 둘러싸여 앞으로 가지도 못하고 있는 것 아닐까.
빙판에서 나는 앞으로 나아가야만 했다. 그런데 다른 이들은 제빙기를 앞에 달고 부쉈다.
하지만, 나는 남들에게 있는 무언가가 없었다. 그래서 갇혀있었고 혼자였다.
선생이란 작자들이 내게 사상을 주입시켜하려 했다. 그 사상은 나와 완전히 반대된 무언가였다.
지금도 증오한다. 나를 이렇게 만든 선생들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