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안 84는 왜 힘든 마라톤을 뛸까? (6주차)

하타요가 지도자과정 6주 차

오늘은 그동안 이론 진도가 찔끔찔끔 나가서 진도를 빼자며 원장님이 칠판에 자리를 잡고 앉으셨어요.


요가는 요가학파에서 제시된 해탈의 수행방법입니다. '요가수트라'라는 경전이 있고 그 경전에는 수행해야 하는 것들이 구체적으로 적혀있어요. 정말 신기하죠?


그중에서도 오늘 이야기하고 싶은 것은 '타파스(고행)'와 '산토샤(만족)'입니다.




요가는 정말 힘든 운동이에요. 평소에 하지 않는 동작들을 하다 보면 몸이 굉장히 고통스럽고 그 과정을 견뎌내야 비로소 다음 단계로 갈 수 있어요.


이 힘든 요가를 왜 그만 두지를 못하는 걸까요?


그 이유가 너무 궁금했어요. 심지어는 아기를 낳고 코로나 때문에 요가원에 가지 못하는 시간에도 혼자 요가를 했거든요. 그러면서 읽었던 책이 '나는 왜 요가를 하는가.'라는 책이었어요.


이 책이 '글 쓰는 요가 수행자'의 시작이 아니었던가 싶어요.






6주 차 수업을 들을 때, 저는 새벽 기상을 하는 중이었어요. 12월까지 장편소설을 써내기로 했는데 아직 플롯도 다 짜지 못한 상태였어요.


새벽에 글을 쓰면 진도가 잘 나가는데 그때 일어나는 게 너무 힘겨웠어요. 왜 자신을 괴롭히면서 글을 써야 하나. 7시까지 자도 아무도 뭐라고 하지 않는데. 그런 마음이 불쑥불쑥 올라왔죠.


그때, 원장님이 고행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시는 거예요.


참고 견디는 것, 힘들지만 버텨내는 것.

그 끝에 온전한 만족감(산토샤)을 얻게 됩니다.


저는 그 말을 들으면서 요가 수행이 아니라 글쓰기가 떠올랐습니다.


글 쓰는 시간이 너무 힘겨워서 눈물이 나왔습니다. 그럼에도 장편소설을 써내겠다는 다짐을 포기할 수는 없는 거예요. 매일 이 힘든 자세를 풀어버리고 싶지만, 목표를 위해서는 오늘도 새벽에 일어나서 글을 써야만 하는 겁니다.




그럼 이 고통스러운 과정을 정말로 참아내야 하는 걸까요?


바로 이때 혜성처럼 생각난 사람이 있었으니 바로 기안 84입니다. 기안 84는 평소에도 달리기를 좋아했는데요. 이번에 풀코스 마라톤을 뛰기로 결심했고 두 달 동안 마라톤을 준비했어요.


그 누구도 기안에게 마라톤을 하라고 하라고 한 사람이 없는데 스스로 42.195km를 뛰기로 결심한 겁니다.






처음에는 신랑이 전해주는 말을 듣고 '그래, 기안이 또 이상한 결심을 했구나.' 했는데 요가 수업을 하면서 깨달았습니다.


아.. 기안 84가 달리기를 하는 이유가 있었구나. 구설수에 오르고 만 먹는 줄 알았던 기안이 결국 잘 되는 이유도 여기에 있구나.


마라톤의 주요 장면을 유튜브에서 찾아봤습니다. 죽을 듯이 힘들어서 누워 버리는 그때, 기안은 포기하지 않습니다. 옆에서 달리고 있는 시각장애인 할아버지를 따라 일어나서 다시 달립니다.



사실 기안이 포기한다고 해고 우리에게 커다란 타격을 주지는 않습니다. 기안이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도망쳤다고 해도 예능은 여전히 재미있었을 거예요. 하지만 스스로 선택한 고통을 감내하면서 끝까지 코스를 완주할 때 자기 스스로도, 그리고 보는 시청자도, 마음에 찡한 감격을 얻게 됩니다.


그것이 바로 고행 끝에 얻게 되는 진정한 만족 "산토샤"입니다.




샨토샤는 순간적인 행복이 아닙니다. 어떤 횡재를 하거나 뜻밖의 행운을 만나서, 명예가 높아져서 얻는 행복이 아닙니다. 진정한 만족감은 한 방향에 집중하고 부유하든 가난하든 늘 행복하며, 어떤 이유도 후회하지 않는 것에서 옵니다.



그러니까 나의 결심에 집중하고, 그 결과가 성공이던 실패이던 연연하지 않으며, 최선을 다하는 데에서 오는 만족감인 것입니다.


기안 84가 마라톤 코스를 몇 시간 몇 분의 기록을 세워 완주했는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그 과정에서 충분히 집중하고 최선을 다했는가에 있으니까요.




글 쓰는 게 쉽다는 작가는 한 명도 없습니다.


모두들 어렵고 힘든 길이라고 합니다. 그럼에도 계속해서 쓰는 이유는 그 과정에서 집중하고 최선을 다하며 그들이 진정한 만족감을 느꼈기 때문일 겁니다.


요가 동작을 할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허벅지는 불타오르고 허리는 꺾이는 것 같고 숨도 제대로 들어오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한 번만 더 한 호흡만 더 버텨보는 것입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해냈을 때 뿌듯한 만족감을 얻게 됩니다.



원래 그렇게 힘든 거라는 걸 알고나니 그 과정이 좀 더 견딜만하게 느껴집니다.


글 쓰면서 5분마다 한 번씩 핸드폰을 보고 싶을 때도, 인터넷에 들어가 쇼핑이나 하고 싶을 때도 다시 한번 마음을 다잡고 키보드에 손을 올리면서 생각합니다.


지금 한 글자씩 적어가는 고되고 끝이 안 보이는 길. 이 자체가 내가 경험할 수 있는 가장 커다란 즐거움이다.



이 일에 집중하고 끝에 다다르면, 그때 기안 84가 결승선으로 들어오면서 지었던 진정한 만족의 미소를 나도 지을 수 있겠지.




오늘을 요가 수업을 듣고 왔는데 글쓰기 강의를 듣고 온 것처럼 가슴이 두근두근 했습니다.


함께 글 쓰는 그대들이 있기에 오늘의 글쓰기도 더욱 행복합니다. 우리 함께 이 과정을 거쳐서 마침내 어딘가에 도착해 보아요.


다음 주에는 지금, 여기에 머무는 방법에 대해 7주 차 강의와 함께 전해드릴게요. ^^


*사진: UnsplashClem Onojeghuo

*방송화면 캡춰, m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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