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아침

정신없이 바쁜 사람들 위로, 유유자적 흘러가는 하늘빛 구름 떼.

by 단비

아침은 언제나 전쟁터 같다. 오늘도 집을 나서기 전, 서랍을 열고 닫으며 없는 노트를 찾느라 허둥댔다. 마음이 급하니 눈과 손이 꼼꼼히 뒤지지 못하고 자꾸 같은 곳만 더듬었다. 결국 찾지 못한 채 가방을 둘러메고 나섰지만, 컴퓨터 앞에 앉자마자 또 다른 사실이 떠올랐다. 아침으로 먹으려고 미리 챙겨 두었던 도시락을 그대로 두고 온 것이다.


출근길은 늘 이렇다. 한 발 늦을세라 시계에 매달리고, 사람들의 발걸음은 서로를 스치며 속도를 겨룬다. 나는 그 한가운데서 마음을 추스르지 못한 채 허겁지겁 하루를 시작한다. 정신없는 풍경 속에서 가끔은 내가 나를 따라잡지 못하는 기분마저 든다.


그런데 그와 동시에, 고개를 들어 올리면 전혀 다른 세상이 펼쳐져 있다. 파란 하늘을 느긋하게 건너가는 구름 몇 줄. 사람들은 초 단위로 쪼개진 시간을 따라 달려가지만, 하늘은 그 모든 서두름과 무관한 듯, 오늘도 그저 흘러간다. 그 순간 문득, 세상에서 정말 바쁜 것은 오직 사람뿐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노트와 도시락을 놓쳤지만, 그 와중에 하늘은 태연했다. 파란빛 위로 흘러가는 구름은 아무 일도 없다는 듯, 세상의 속도를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 사람은 늘 분주한데, 자연은 이렇게 유유자적하다니. 왜 우리는 구름처럼 살 수 없을까, 문득 그런 의문이 마음에 스쳤다.

keyword
이전 21화21일. 고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