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단, 그 뒤

6. 홀로와 스스로의 그 어드메쯤,

by 하리

모두 다 내가 하고 싶어서 선택한 것들이었다. 하나하나가,

사람들 앞에서 하고픈 말을 못 하고 쭈뼛대는 습관을 고치고 싶다며 사전 지식 없이 시작한 해설사 활동이 그러했으며,


글은 쓸 수 있을 거야.라고 제 발로 찾아간 문학회와

아이들 교육에 도움이 되었으면 하고 시작한 독서회 활동이 그러하며


돈보다 의미지 하고 발을 담고 있던 호스피스 봉사팀과

여타 봉사를 핑계로 체면 유지가 실체이던 단체도,


가장 최근에 찾은 어릴 적 첫 꿈이란 숙제를 안고 설레발만 치며

동양 화실로 향하던 발길 있으니


무엇보다 새로운 것을 좋아하는 나로서 촉각을 세워 사람들을 찾아 설득하던

그 즐거움 전후로 받던 상처투성이와


단연코 절연해야 했다.

그보다 앞서 해야 했던 것은

홀로서기였으니,


혼자 있어도 허허롭지 않고

남의 도움을 바라는 대신 빈 마음으로도 넉넉할 나로,


하나 그 모든 관계를 어느 순간 일단 멈춤으로 정하고 쉰다 해도

마음속은 관계가 계속되고 있었으니 ,


눈에 안 보인다고 만나지 않는다고

정말 멈춤이 아니었다.


기필코 멈춤은 종료가 아님을,

단절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일 수도 있음을

깨달아야 했


하여 안 보고 싶어도 봐야 하는 가족,

그중에서도 남편과의 관계에서 오는 불편함에서 벗어나야 했다.


이내 물음표도 뒤따

해결 방법 찾아야 해

첩첩산중에서 헤매다 짐승 밥이 되는 것보다 못한 결과 앞에 승복할 일만 기다리고 있었


고통ㆍ외로움ㆍ소외감ㆍ서러움ㆍ 분노ㆍ 죄절 등등,

끝내는 혼자 감당 못할 몸뚱이 돌봄 스스로가 아닌 타인의 짐이 될도 몰라

그에 덧붙여서 내가 일해서 모은 것도 아닌 약간의 재화마저

아궁이 불쏘시개처럼

붙을락 말락 하는 치료라는 명목 아래

잠깐 쓰이고 마는 것보다 더 많은

마음의 짐 남길 수도 있으니,


쉽진 않았으나

날마다

다짐하고 또 다짐하면서


언제든 집과 가족 곁을

떠날 수 있다는 것을

먼저 떠올리고 또 되뇌면서


마음 안정을 우선으로 놓고

집 주변을 걷고

마당을 오가는 참새들 소리에 귀를 열고

뾰족 뾰족 터오는 온갖 풀들에 눈 맞추려

쪼그리고 앉아 넋 놓아도 될

틈이 생기자


그것이 희망의 시작이 되고 있었지

홀로는 못 되어도

스스로가 되기 위한


그 쉬운 듯 쉽지 않아

힘들어했던 내 안의 두려움과

마주해 맞짱 뜰 용기가


죽순이 방구들이라도 뚫을 듯이

마음 한편에 자리잡기 시작하였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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