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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물안궁의 삶 Jan 17. 2024

숨 한 번 고르며 살 시간

내가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거나 나의 노력으로 내가 원하는 무언가를 이뤄냈을 때, 또는 예고 없이 찾아든 행운, 행복감을 느낄 때에 소위 '살맛 난다'라는 생각을 할 수 있다.


반대로 생각해 보면 '이런 게 사람 사는 세상이지. 이런 게 사람 사는 곳이지. 이 맛에 살지.' 하는 생각을 하는 순간은 보통 좋은 일, 좋은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주로 느끼는 감정일 것이다.


하지만 좋은 일이 있을 때만 살아가는 이유를 찾을 수 있다면 그것이야말로 불행한 삶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든다. 당연한 이야기일지 몰라도 아프고 힘든 일이 일어날 때에도 '나는 살아가고 있다. 나는 살고 있다. 나는 이런 순간에도 삶의 이유를 찾는다'라고 바로 사고할 수 있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


그만큼 우리들은 '삶의 이유'라는 건 긍정적이고 좋은 결과, 좋은 의도에 입각해서 찾는 경우가 많은데 그런 이유로만 찾아보자니 나는 살아야 할 이유를 그다지 많이 찾지 못했다. 삶의 이유를 한 200개쯤은 찾아놓고 3개월에 한 번씩은 삶의 이유를 변경하고 상황에 맞게 조율해 가면서 살면 튼튼한 모터를 달아놓은 전동기처럼 평생 꺼지지 않는 열정으로 살 수 있지 않을까 생각했다.


회의적인 생각일지 모르지만, 나는 태어난 김에 사는 사람인건 맞다. 태어난 이유에 내 의지는 없고 딱히 열심히 살아야 할 이유를 내 안에서 찾기보다는 어릴 때부터 바르게 자라고 훌륭한 사람이 되어라와 같은 기조의 교육들을 받아오며 살아왔던 세대이기에 스스로 본심을 들여다보기보다는 세뇌되어 열심히 살려고 노력해 온 삶인 것도 사실이다.


이미지 출처: 픽사베이


나는 여전히 마지막 도착지를 알 수 없는 그러나 마지막이 있다는 것만은 확실한 터널 속 어딘가를 걸어가고 있다. 그리고 그 중간즈음에 다다른 서른 여덞이라는 지점에 서있다.


나이로 가늠하는 것은 참 우습지만 그나마 서른 초중반 정도가 되었을때즈음 삶을 온전히 인지하며 바라봐야 겠다는 생각을 어렴풋하게나마 하기 시작했고 이제 그 길을 명료히 밝히고 자하는 시기에 접어들었다.


대단한 목표를 세워 사는 것보다는 넓은 미래는 최대한 간명하고 복잡하지 않게 세우고 그것을 이루기 위한 최소한의 기간과 방법정도만 세우는 정도가 알맞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하루하루에 충실하게 살되 그 사이 중간점검정도의 기간을 두고 체크하는 삶.


그래서 아무리 분주한 삶이어도 중간에 숨한번 고르고 심호흡 한번 하고 지나갈 수 있는 여유있는 삶을 그린다.


사실 이만해도 계획적으로 사는 삶이 되지 않을까 싶다. 또한 그것만으로도 목적 있는 삶이 되지 않을까 싶다. 단지 앞으로도 노력과 습관과 반복을 통해 나는 진짜 삶의 이유를 알아나가보려 한다. 이곳에서의 글쓰기를 통해서.


아주 무겁고 거창하지도, 심오하지도 않은. 그렇지만 꼭 찾고야 말 삶의 의미에 대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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