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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안물안궁의 삶 Apr 10. 2024

21일의 시간

무너지고 다시 일어서야겠다고 생각하며 다친 곳의 흙을 손으로 털어내는데 까지 걸린 시간 삼주.


다 무너진 것은 아닌 걸 알았지만

설사 무너졌다 한들 견뎌내는 것 외에는 다른 방법이 없는 걸 알았지만

행여 또다시 과거처럼 지옥의 시간이 반복될까 두려워 전전긍긍하고 긴가 아닌가 고민하며 방황한 시간들.


어쩌면 그 최악의 순환에서 헤어 나오고 싶지 않았던 걸까. 헤어 나오면 또 다른 걱정들로 퍼즐조각을 꽉 맞추고야 말았을 테니 가장 익숙한 고통에 머물며 지내는 게 내 몸과 마음이 기억하는 불편해도 익숙한 선택이었는지 모른다.


이런 증세는 이런 불안은 그냥 계속해서 옆에 달고 다니며 최대한 내 삶에 덜 기여하게끔 덜 관여하게끔 해줘야 하나보다 여긴다. 완전히 떼어내려 할수록 더욱 자석처럼 철썩 달라붙어 있을지 모른다.


불안이 선을 넘을 때는 너의 자리는 내 마음속이 아니고 그저 내 옆 일뿐 한걸음도 앞으로 더 나아갈 수 없음을 알려주어야 한다.


내게는 그 방법이 유일할지 모른다. '그래, 너 존재알아. 내옆에 있는거알아.알고있어. 됐지?' 이정도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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