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녁 7시경부터 밤 10시까지, 다시 벨기에로 입항했다.
한국은 아직도 덥다고 하던데, 이곳의 날씨는 꽤 선선했다. 초가을의 느낌.
밤 10시에 배를 부두에 붙이고 나서도, 다음날 아침7시까지 또 접안작업을 해야 하기에, 잠도 깰 겸 잠깐씩 쉬는 시간에 유튜브를 보며 졸음을 쫓았다.
그러던 도중 우연히 트럼프가 알코올중독에 관해 인터뷰하는 영상을 보게 되었다.
그의 형은 멋진 사람이었지만 알코올 중독이었고, 결국 요절하고 말았다. 그러나 살아생전에 늘 트럼프에게 술을 마시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한다.
그렇게 트럼프는 형의 말을 실천했고, 어쩌면 형이 이루지 못한 꿈을 이루어내어 살아가고 있다.
정치적 행보를 떠나, 건강한 삶의 관점에서 가까운 사람의 조언을 깊이 받아들여 실천한 점은 존경스럽고 따를만한 점이다.
가까운 사람을 잃게 될 수도 있다는 점, 그리고 멋진 사람이 망가져가는 것을 곁에서 지켜보며 느낀 충격이 컸기에 실행 가능했던 걸 지도 모른다.
나에게도 주변에 술을 마시지 말라고 하는 사람이 있다. 트럼프의 형처럼 매일같이 강조하면서 마시지 말라고 하지는 않지만, 다시 마시는 순간 우리의 관계가 끝장난다고 경고한 사람이 있다.
나에게도 금주해야 할 이유가 있다. 이유가 있다면 실천해야 한다. 그리고 그 실천이 쌓이다 보면 나 자신을 돌보게 될 것이다.
죽은 사람 소원도 들어주는데, 산 사람 소원을 못 들어주겠나.
그렇게 인터뷰를 보고, 금주일기 정리해 가며 있었다. 알고리즘의 여파였을까, 비슷한 다른 기사들이 내 핸드폰에 뜨기 시작했는데...
... 아무래도 트럼프가 옳은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