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당신에게 100억을 준다고 한다면 받을 건가요?"
"네, 그럼요!"
"그런데 만일 100억을 받는 대신 내일 아침 눈을 뜨지 못한다면요? 그래도 받을 건가요?"
"아니요!"
"바로 그거예요. 그게 뭐를 의미하냐면요. 내일 일어날 수 있다는 것이 100억보다 훨씬 더 가치 있다는 뜻이죠. 그러니까 일어날 때 웃는 얼굴로 일어나세요.
매일이요. 그리고 이렇게 말하는 거죠.
당신은 100억보다 더 가치 있다고요."
인스타에서 우연히 보게 된 영상의 대화 내용이다.
어찌 보면 아주 단편적인 오류가 있는 질문이지만 ‘에이 뭐야’ 하고 넘기기엔 한 번쯤은 생각을 곱씹어볼 만하다 싶다.
100억을 받고 안 받고를 떠나서 매일 아침 똑같이 눈뜨는 아침이 어쩌면 매일 선물을 받고 있는 건 아닐까 생각이 든다.
똑같이 주어진 하루라는 그날도 어디선가에선 전쟁이 일어나고 있고 아플 수도 있고 각종 근심걱정으로 눈뜨는 게 싫을 때도 있을 것이고 똑같지만 같지 않은 그 하루를 나는 어떻게 시작을 했었던가 싶다.
저 영상을 어제 보고 잠들고 아침에 일어나는데 눈뜨자마자 저 내용이 생각이 나면서 나도 웃으며 눈을 떴다.
오늘따라 잠을 깨우던 새소리가 너무 예쁜 소리로 들리고 기지개 한 번에 몸이 개운해진다.
늘 알아서 일어나야 할 시간에 스스로 깨서 걸어 나오는 아들이 새삼 너무 이쁘고, 나 잠 깰까 봐 아주 조용히 준비하고 회사로 출근한 남편의 잘 잤냐는 문자에도 행복하다. ‘ 그래 인생의 행복이 100억 있다고 이런 기분 느끼겠어? 오늘이 이렇게 행복한데 그 돈 없어도 돼. “
절로 이런 생각이 떠오른다.
돈이 많으면 분명 편리하고 누릴 수 있는 것이 많은 것은 맞다. 하지만 없다고 해서 불행한 것도 아니다.
고등학생 시절 아빠의 사업이 안 좋아서 집에 계시던 엄마도 일을 하러 나가시고 형편이 좋지 않았다.
어느 날 점심때 도시락을 먹으려고 꺼내는데 엄마의 쪽지가 들어 있었다.
“ 우리 작은딸! 가난은 불행하고 죄가 아니야. 단지 불편할 뿐이란다. 늘 스스로 잘해줘서
고마워 -엄마-”
집이 어려워졌다고 내가 힘든 건 없었다. 부모님이 힘드실지언정 부족함 없이 해주셨고 무엇보다 가족들이 화목해서 그런 생각을 해본 적이 없는데 엄마가 문득 미안하셨던 걸까. 그 쪽지의 글씨체, 종이재질마저 아직도 잊히지 않는다.
‘맞아 돈 없다고 불행하고 인생이 잘못되는 건 아니야. 불편할 순 있지만 마음의 문제니까 괜찮아.’
막연히 그 글자 그대로를 굳게 믿게 되었다.
지금까지도 내 마음이 가난하지 않은 건 어쩌면 가족 간의 사랑이 든든했기 때문인 것 같다.
선물 같은 하루를 받은 오늘 최선을 다해 즐겁고 행복하게 살아내는 것도 나의 또 다른 즐거운 일이라 생각하며 감사히 누려야겠다. 근데 대프리카답게 오늘 너무 덥네. 땀은 폭포수처럼 흐르지만 이 또한 하루의 선물 아니겠냐며 웃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