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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양연주 May 13. 2022

하나의 마음이, 하나의 세상이 줄어든다.


<교수형>


그와 우리는 함께 걸어가면서 같은 세상을 보고, 듣고, 느끼고, 이해하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었다. 그러나 2분 뒤면 갑작스러운 소리와 함께 우리 중 한 명이 사라질 것이다.

하나의 마음이, 하나의 세상이 줄어든다.


<코끼리를 쏘다>


난폭하게 날뛰던 코끼리를 향해 총을 쏘려고 할 때, 코끼리를 죽이고 싶은 마음은 없었다. 불현듯 깨달았다. 결국 나는 코끼리를 쏘아야 한다는 것을. 사람들이 그것을 기대했으므로 나는 그렇게 해야만 했다. 저항할 수 없도록 등을 떠미는 2천 명의 의지가 느껴졌다.


그 순간, 나는 백인이 독재자로 변할 때 그가 파괴하는 것은 자신의 자유밖에 없음을 깨달았다.

.

.


냉기가 흐르는 검정색 책상 위, 따뜻한 조명색이 은은하게 반사된다.

방안은 바닥으로 가라앉을 듯하게 둥둥 낮게 깔리는 베이스와 지직 거리는 소음이 섞인 로파이 재즈가 흘러나온다.

무심코 조지 오웰의 산문선을 읽다, 눈앞의 책상 조명 밑에 먼지처럼 붙어있는 아기 거미를 보았다.

그리고 다시 책을 읽다, 특정 구절에서 동공이 흔들렸다.


“하나의 마음이, 하나의 세상이 줄어든다.”


그리고 생각했다.


우리는 함께 걸어가면서, 같은 세상을 보고 듣고 느끼고 이해하고 있었는데,

나의 마음이, 나의 세상이 사라졌네요.



출처: 조지 오웰 산문선 | 조지 오웰, 허진 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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