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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By Grace Oct 30. 2023

아빠지만, 힘. 들. 다.

너는 꽃잎 같아서.

남자들은 자신의 주니어가 태어났다는 표현과 아빠를 닮았다고 한 마디씩 거들면 은근히 좋아한다. 유리창 너머 폭싸인 채로 울어대던 생명체를 신기하게 쳐다보면서 연신 꼬물거리는 모습은 너무나 작고 여려서 보는 것만으로도 신기하고 조심스럽다. 심지어 지인의 남편은 출산 후 아기 앞에서 부부관계조차 감히 하면 안 될 거 같다며 아기를 신성시하는 게 당혹스럽다는 이야기를 할 정도다. 그래서인지 대부분의 아빠는 육아에 있어 엄마보다 대범함이 부족해 겁을 많이 낸다. 아기가 우는 순간 정지모드로 전환되어  "왜 그래~~? 엄마 보고 싶어? 엄마한테 갈까?"라는 말을 건네고는 슬며시  떠 넘기니 말이다.



아기를 처음 마주한 아빠들은 작디작은 아기를 어떻게 안아줘야 할지 몰라 손바닥을 하늘 쪽으로 보이고 두 팔을 앞으로 내밀어 아기를 받아 든 상태로 들어 올린다. 누가 봐도 어설프다. 너무 작아 조금이라도 힘을 주면 큰일 날 것 같아 어쩔 줄 몰라하는 동안 아기는 두 팔과 다리가 버둥거리는 자세가 되어 놀라거나 불안해서 울음을 터뜨린다. 이쯤 되면  엄연히  아빠임에도 손끝도 건드리지 못하는 지경에 속이 탈뿐이다. 아기를 처음 마주한 아빠들은 작디작은 아기를 어떻게 안아줘야 할지 몰라 손바닥을 하늘 쪽으로 보이고 두 팔을 앞으로 내밀어 아기를 받아 든 상태로 들어 올린다.


내가 아빠야.        



엄마의 자궁은 완벽한 요새와 같아서 외부로부터 아기를 보호하는데 최적화되어 있는데 그곳은 아기에게 편안하고 고요한 우주였다. 10개월 동안 안전하게 지내다  또 다른 우주인 세상밖으로 나온 셈이다. 강한 빛에 눈은 부시고 주위 소음은 굉장히 소란스럽다. 많이 불안하고 무서울지 이해 준다면  많이 안아줘야 한다. 안심하라고..... 개인적으로는 자궁 안에서의 느꼈던 안도감을 최대한 연출해줘야 하는 게 생후 100일까지의 양육자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아기를 안아주는데도 세심한 배려가 기본적으로 깔려 있어야 한다. 목을 가누지 못하기 때문에 한 팔로 목을 받쳐주고 수평이 아닌 약간 경사진 각도로 비스듬히 세워서 다른 팔로 아기 엉덩이를 받치고 배에 붙이듯이  감싸 안아줘야 한다. 이때 양 팔꿈치는 자연스럽게  옆구리에 붙여 아기가 심장가까이에 위치하도록 한다.



안아주면서 병행해야 하는 게 한 가지 더 있는 데 바로 바운스(흔들어 주기)인데 신생아의 뇌는 마치 국대접에 연두부 띄운 모양새라 조심히 다루어야 한다. 아기를 안고 있는 팔을  흔드는 게 아니라 양육자의 몸을 좌우로 부드럽게 돌려주며 보폭을 움직여 주면 된다. 마치 아빠와 함께 춤을 추는듯한 모습을 연상한다면 저절로 미소가 지어지지 않을까?


"인간은 선택적 고난을 통해서 기쁨의 근원을 얻는다."


        

                                                                                                                                                                                           < 최선의 고통 중>    - 폴 블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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