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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은주 詩_ 좋아하니까 말해주는 거야

애도의 자리

by 너울

오늘의 문장은 우은주 작가의 시집 <좋아하니까 말해주는 거야> 中 '구의역'이란 시에서 발췌하였습니다.

따뜻한 감성으로 인생에 대한 진솔한 메시지를 담은 시집입니다. 렬한 메시지가 담겨있음에도 읽는 내내 잔잔한 위로가 전해집니다.


시 '구의역'은 '베는 것'과 '베이는 것'의 이미지를 통해 노동자의 죽음과 사회적 무관심을 꼬집는 작품입니다. 여름의 생명력이 멈추고 세로(삶)가 가로(죽음)로 눕혀지지만 '타인의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라는 구절을 통해 사회의 냉담한 시선을 비판합니다. 젊은 노동자는 죽음을 맞이했고, 세상에서 사라졌지만 그 상실은 멈춰진 상태로 사회에 깊은 울림을 남기고, 그 여름은 멈춰 흐르지 않습니다.

아름다운 시절 잊혀 간 이름들을 떠올리고 싶은 분, 타인의 고통 앞에 잠시 멈 서고픈 분께 이 책을 권합니다.




금속의 날카로운 소리에 낫은 물관을 지나던 감각을 복기한다 풀이 고꾸라진다 사람들은 햇빛 아래서 풀 냄새를 맡는다 타인의 일은 아무것도 아니다 리모컨으로 볼륨을 내리고 차례로 베이면 쓰러지는 장면을 무심하게 쳐다본다

- 우은주 시 '구의역' 중에서 -


말 바꾸는, 사람은 누구인가요(사람이 바꾼 문장은 어떤 것일까요)

[원문] 금속의 날카로운 소리에 낫은 물관을 지나던 감각을 복기한다 풀이 고꾸라진다

1) 날 선 쇳소리에 낫은 생명 관통하던 감각을 되살린다 풀이 쓰러진다

2) 날카로운 금속 소리에 낫은 물관을 울리고 풀은 아래로 허물어진다

3) 날의 진동이 되돌아와 생명관통의 순간을 떠올린다 풀이 꺾인다

4) 베임의 감각이 날 끝에 스며 돌아올 때 풀은 스스로의 그림자처럼 땅으로 기울어진다

5) 금속이 지나간 자리를 기억하듯 낫이 그 감각을 되살린다 풀이 주저앉는다




* 지난 글의 정답은 5) 번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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