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실, 그 이후(부재 받아들이기)
오늘의 문장은 한강 작가님의 장편 소설 '바람이 분다, 가라'에서 발췌하였습니다.
누군가의 죽음이 한번 뚫고 나간 삶의 구멍들은 어떤 노력으로도 되살아나지 않는다는 것을, 차라리 그 사라진 부분을 오랫동안 들여다보아 익숙해지는 편이 낫다는 것을 그때 나는 몰랐다. 헤아릴 수 없는 시간을 그것으로부터 떨어져나오기 위해 달아나고, 실제로 까마득히 떨어져서 평생을 살아간다 해도, 뚫고 나간 자리는 여전히 뚫려있으리란 것을, 다시는 감쪽같이 오므라들 수 없으리란 것을 몰랐다.
-한강 소설_바람이 분다, 가라 중에서-
말 바꾸는, 사람은 누구인가요? (사람이 바꾼 문장은 어느 것일까요)
1) 누군가를 잃은 상실의 슬픔은 어떤 수고로도 그 공허를 채울 수 없고, 가만히 지켜보며 그것에 길들여지는 편이 차라리 낫다는 것을 나는 알지 못했다.
2) 죽음이 삶에 남긴 구멍은 어떤 수단으로도 되돌릴 수 없고, 차라리 그 상실을 오래 응시하며 익숙해지는 편이 낫다는 것을, 나는 그 시절 깨닫지 못했다.
3) 사람의 죽음이 일으킨 결손은 그 어떤 노력으로도 복원되지 않으며, 오히려 그 부재를 곁에 두고 살아가는 법을 익히는 것이 더 낫다는 것을 나는 몰랐다.
4) 한 번 죽음이 지나간 자리의 허공은 다시 채워지지 않고, 그 빈자리를 오래 들여다보며 익숙해지는 길만이 남는다는 것을 그때 나는 미처 몰랐다.
5) 누군가의 죽음이 삶 속에 낸 상처는 다시 봉합될 수 없고, 차라리 그 상처의 속살을 오래 들여다보며 살아가는 편이 낫다는 진실을 나는 알지 못했다.
오늘 문장은 '상실'에 관한 내용입니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크고 작은 상실을 겪지요. 상실을 극복하기 위해 텅 빈 무언가를 채우려 한다기보다 비어있는 그대로 조용히 바라보는 것, 이것도 또 하나의 적절한 애도의 방법일 수 있음을 가만히 알려주는 문장이었습니다.
지난번 정답은 1번이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