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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월: 일본 회사는 퇴사가 어려울까

면담, 또 면담

by 감은 홍시가 된다


어디선가 일본 회사는 퇴사하기도 어렵다는 글을 본 적이 있다.

다른 회사를 안 다녀봐서 모르겠지만, 내가 다닌 회사는 형식적인 의무 면담이 몇 차례 존재했다.


적어도 한 달 전에는 상사에게 의사를 전달해야 하고, 면담을 하며

이후 더 직위가 높은 담당자와의 면담을 통해 희망 퇴사일을 정한다.


나는 그전에 담당 사내 카운슬러와도 면담을 했지만 말이다.

("이래저래 해서 퇴사를 하려고 하는데요... 어떻게 해야 하나요...")







모든 면담이 길고 꼼꼼하다.

처음에는 회유를 시도하지만, 퇴사 의지가 이미 굳어져 있다면 더 이상 설득하지는 않는다.

그리고 퇴사 이유와 앞으로의 진로 계획을 아주 상세히 묻는다.

또한, 일을 하면서 느낀 '회사가 개선했으면 좋겠는 점'들에 관해서도 심도 있게 묻고 메모를 해간다.


비교할 회사는 없지만 퇴사 이유를 그들에게 명확히 납득시킬 수 없다면 곤란하겠다는 생각을 여러 번 했다.



퇴사 후 놀러간 사이타마 짱구 마을. 해 질 녘에 물든 철로.



내가 정한 퇴사 사유 컨셉(?)은 이러했다.

하고 싶은 것이 생겼으나 이 회사에서는 이루지 못할 것이라 판단해 퇴사를 하겠다는 것.


여기서 중요한 점은 그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도 제대로 전달해야 한다는 점이다.


나는 단기적으로 전공을 바꿔 대학에 진학하고 싶었고, 이를 위해서는 한국에 돌아가 편입 시험을 쳐야 한다는 사실도 말해야 했다.

그 와중에 그 시험의 경쟁률은 어떻게 되는지에 관한 질문도 받았다!


첫 면담을 6월 말에 받고 희망 퇴사일을 8월 초로 잡았는데

7월 셋째 주까지도 회사 측에서 별 연락이 없어 나를 잊은 건 아닌지 살짝 걱정했다.



퇴사 선물로 쓸 대량 과자를 물색하러 다닌 집 근처 메가 돈키호테.



그래도 무사히 퇴사 절차를 밟고, 그동안 감사했다는 의미로 동료와 선후배들에게

긴 편지와 직접 포장한 (약 100봉지의)과자 선물 꾸러미를 전달하고 마지막 퇴근을 했다.

감사했습니다, 안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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