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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승마표류기 Oct 17. 2021

승마 지식 편집실. 10

49. 개성파

말들은 겉으로 비슷하게 생겼을지라도 타보면 습성이 다 다릅니다. 이세상에 같은 말은 하나도 없을 정도로 개성이 강하고 제작각입니다. 단 말을 구분하는 범주는 있습니다. 다음은 내가 탔던 말들의 개성을 범주화 한것입니다.


•무거운 말


제가 탔던 말들 중 초보 때 탔던 말들은 대부분 무거웠습니다. 말이 ‘무겁다’는 의미는


웬만한 강한 자극을 주지 않으면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초보자들이 타


는 말은 너무 예민해도 문제가 되지만, 아예 움직이지 않는 것 역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말들은 이전에 탔던 사람들이 고삐를 무차별적으로 당겨서 말 입이 재갈에 아


예 무뎌진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말이 기승자의 명령에 꿈쩍도


안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말들은 더 망가지기 전에 교관님들이 박차를 강하게 가하거나 약하게 가하기도 해서 자극을 줍니다. 동시에 고삐를 풀어줬다


조였다 하며 재갈 감각을 되찾게 하는 훈련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안 되면 복대


바로 뒤를 채찍으로 짧게 때려 교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번 젖어버린 습관은 쉽


게 고쳐지지 않기 때문에 여러분이 초보일 때는 말을 함부로 다루면 안 됩니다.


•겁이 많은 말


제가 탔던 말 중에 필란더, 스위프트가 겁이 많았습니다. 맞은편에서 말이 다가오거나, 주변에서 바스락


거리는 소리만 들려도 깜짝 놀라며 날뛰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럴 때 기승자는 침착하게 다리로


압박하면서 말이 놀란 물체 앞을 무시하고 통과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연습을 아주 많이 했습니다. 비록 말이 놀랐더라도 아무 일 없던 것처럼 가던 길을 계속 가야 한다는 것이 초보자가 처음 경험하기엔 쉽지 않습니다. 만약 진정시킬 여유가 생기면 말이 놀랐던 주변을 자주 통과해 보고, 무사히 통과했을 경우 칭찬을 해 주

며 학습시키는 게 비법입니다. 그러면 조금씩 나아질 겁니다. 하지만 숨어 있던 나쁜 버릇이 어느 순간

나올 때가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몇 번 성공했다고 해서 완벽하게 고쳐진 것은 아니니 방심하지 말

아야 합니다.


•껑충껑충 ‘산양뜀’을 하는 말


제가 직접 탄 것은 아니지만 경주마가 산양처럼 껑충껑충 뛰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당시 말은 머리를 낮추고 등을 굽혀 기승자를 떨어뜨리려고 했습니다. 위에 타고 있던

말을 훈련시키는 조교자는 고삐를 뒤로 세게 당겨 말의 머리를 올리고 전진하게끔

했습니다. 그 후 말에서 내려 긴장이 풀릴 때까지 조마삭 운동을 시켰습니다. 옆에서 보는데도 그런 말을 보면 간담이 서늘합니다.


•앞발 드는 말

운동을 하다 갑자기 정지했을 때 말이 앞발을 들 수 있는데, 이때도 전방 추진이 필요합니다.

말의 낌새가 이상하면 무조건 앞으로 추진을 줘야 합니다. 말은 직진에 대한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앞으로 가게만 해준다면, 앞발을 들 여유가 없어집니다. 그래도 만약 말이 불시에 기

립했을 경우 기승자는 곧바로 갈기를 잡거나 목에 매달리는 것이 최우선입니다. 말이

제자리로 돌아오면 갈기 또는 목을 놓아주고 추진을 줘 앞으로 나가도록 합니다.


•흥분해 날뛰는 말


말이 흥분해 질주해버리면 대책이 없습니다. 저도 처음에 이런 경험을 했고, 제 생각에


는 대부분의 초보자들이 고삐를 강하게 끌어당길 때 이런 상황이 발생하는 것 같습니


다. 급선무는 침착하게 작은 원을 만들어 속도를 줄이는 것입니다. 말의 안쪽 고삐를


당겨 커다란 원을 만들다가 작은 원을 만드는 운동으로 유도해 중심에서 멈추도록


해야 하는 게 요령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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