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들은 겉으로 비슷하게 생겼을지라도 타보면 습성이 다 다릅니다. 이세상에 같은 말은 하나도 없을 정도로 개성이 강하고 제작각입니다. 단 말을 구분하는 범주는 있습니다. 다음은 내가 탔던 말들의 개성을 범주화 한것입니다.
•무거운 말
제가 탔던 말들 중 초보 때 탔던 말들은 대부분 무거웠습니다. 말이 ‘무겁다’는 의미는
웬만한 강한 자극을 주지 않으면 쉽게 움직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초보자들이 타
는 말은 너무 예민해도 문제가 되지만, 아예 움직이지 않는 것 역시 문제가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말들은 이전에 탔던 사람들이 고삐를 무차별적으로 당겨서 말 입이 재갈에 아
예 무뎌진 경우가 대부분인데, 이런 상태가 지속되면 말이 기승자의 명령에 꿈쩍도
안 하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런 말들은 더 망가지기 전에 교관님들이 박차를 강하게 가하거나 약하게 가하기도 해서 자극을 줍니다. 동시에 고삐를 풀어줬다
조였다 하며 재갈 감각을 되찾게 하는 훈련을 하기도 합니다. 그래도 안 되면 복대
바로 뒤를 채찍으로 짧게 때려 교정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한번 젖어버린 습관은 쉽
게 고쳐지지 않기 때문에 여러분이 초보일 때는 말을 함부로 다루면 안 됩니다.
•겁이 많은 말
제가 탔던 말 중에 필란더, 스위프트가 겁이 많았습니다. 맞은편에서 말이 다가오거나, 주변에서 바스락
거리는 소리만 들려도 깜짝 놀라며 날뛰었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이럴 때 기승자는 침착하게 다리로
압박하면서 말이 놀란 물체 앞을 무시하고 통과하도록 해야 한다는 것을 알기에 연습을 아주 많이 했습니다. 비록 말이 놀랐더라도 아무 일 없던 것처럼 가던 길을 계속 가야 한다는 것이 초보자가 처음 경험하기엔 쉽지 않습니다. 만약 진정시킬 여유가 생기면 말이 놀랐던 주변을 자주 통과해 보고, 무사히 통과했을 경우 칭찬을 해 주
며 학습시키는 게 비법입니다. 그러면 조금씩 나아질 겁니다. 하지만 숨어 있던 나쁜 버릇이 어느 순간
나올 때가 있으니 주의해야 합니다. 몇 번 성공했다고 해서 완벽하게 고쳐진 것은 아니니 방심하지 말
아야 합니다.
•껑충껑충 ‘산양뜀’을 하는 말
제가 직접 탄 것은 아니지만 경주마가 산양처럼 껑충껑충 뛰는 것을 본 적이 있습니다.
당시 말은 머리를 낮추고 등을 굽혀 기승자를 떨어뜨리려고 했습니다. 위에 타고 있던
말을 훈련시키는 조교자는 고삐를 뒤로 세게 당겨 말의 머리를 올리고 전진하게끔
했습니다. 그 후 말에서 내려 긴장이 풀릴 때까지 조마삭 운동을 시켰습니다. 옆에서 보는데도 그런 말을 보면 간담이 서늘합니다.
•앞발 드는 말
운동을 하다 갑자기 정지했을 때 말이 앞발을 들 수 있는데, 이때도 전방 추진이 필요합니다.
말의 낌새가 이상하면 무조건 앞으로 추진을 줘야 합니다. 말은 직진에 대한 욕구가
강하기 때문에 앞으로 가게만 해준다면, 앞발을 들 여유가 없어집니다. 그래도 만약 말이 불시에 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