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군가의 한 마디

-- 이 별에서 내가 반한 문장 --

by 이창훈


"누군가의 '한 마디'를 버팀목으로 일생을 사는 사람이 있다."

-- 다카하시 아유무 --




고등학교 3학년 입시상담 시간.

당시 담임 선생님께선

무작정 국문과를 가겠다는 치기어린 제자에게

정시 배치표를 보여주며 근엄하게 법대를 권하셨다.


묵묵히 반항하듯 눈을 내리깐 채

한 귀로 그 말을 흘리고 있던 내게

“왜 하필 굶는과 가려고 하지?”

선생님의 그 한 마디가 결정적으로

국문과를 가야겠다는 확신을 주었다.

국문과 2학년 말.

너무도 문학적 재능을 빛내고 있던

선.후배 글쟁이들 사이에서

무엇하나 재능 없어 보여... 기 한 번 못 펴고 스스로를 바닥으로 밀던 시절.

캠퍼스 노천극장에 앉아 눈부신 햇살에 눈물을 찔끔 흘렸던가.

졸업을 앞둔 문학회 선배 한 분

들고 온 문집을 보이며 어깨를 툭 치고는

“야. 시 좋더라. ‘첫눈에’라는 시.”

그 한 마디를 버팀목으로 아직도

시를 마음에서 내려놓지 못하고 있다.

여지껏 나는 시를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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