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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감동 Apr 14. 2024

주말에 6시 기상이라니

주말에 늦잠은 국룰아닌가.

평소 애들이 학교가는 날 7시부터 깨워서 7시 반경에 준비해서 아침을 먹는데

토요일 오전에 6시부터 아이들을 깨운다.

일찍 일찍 일어나라고


애들 등교할 때는 자기혼자만 10시가 넘어서 일어나면서

토요일 아침에 이게 무슨 일인가 싶다.


일어나기 싫다는 아이들에게 새벽부터 갑자기 큰소리가 나기 시작한다.

학원숙제해야한다고 일찍 일어난다고 했다면서

일찍 깨워줬는데도 신경질을 내면 어쩌라는거냐며.


밍기적 밍기적 일어나는 아이들에게 빨리빨리 하라고 또 소리를 지르고. 

평소에 일찍 일어나는 거랑 거리가 먼 양반이 왜 저러는지 도무지 이해가 가질 않았다. 


금요일 밤에 우리는 너무 피곤해서 11시 반경에 먼저 잠이 들었고

아이들은 오랫만에 하고 싶은 것들을 하면서 늦게까지 놀다가 잠이 들었다.


남편은 아마 아이들이 새벽내내 놀다가 잠이 들었다고 생각하고

일부러 일찍 깨웠던 것 같다.


"너희 어제 몇 시에 잔거야?"

"12시에 잤어."

"웃기지마 아빠가 3시에 잤는데 너네 그때도 티비소리 들리고 그랬어."

"아니야 정확하게는 12시 40분에 애들도 다 들어가서 자라 그러고 잤어."

"주말이라도 일찍일찍 자라니까 말도 안듣고 늦게 자도 일찍 일어나야 될거 아냐."


끝내 아이들의 말을 믿지 못하는 남편은 아침 내내 잔소리를 하기 시작했고

아이들은 묵묵히 들을 수 밖에 없었다.


그저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6시부터 깨워놓고 아이들과 싸우는 모습이 참 마음이 불편하고 보기가 싫었다.


아이들이 무슨 말을 해도 믿지 못할거라면 대체 왜 물어본단 말인가.

그렇게 한바탕 난리를 치고 깨워놓고는 자기는 아침먹고 슬그머니 들어가서 다시 잠이 든다.


결국 큰애도 책을 부여잡고 있다가 잠이 들긴 했지만

아이들이나 나나 한 번 깨면 다시 잠드는 일은 거의 없는 편이라 우린 피곤한 주말을 보낼 수 밖에 없었다.

주말인데 6시 기상이라니! 이상한 억울함을 안은 채로 말이다.


웃긴건

평소에도 우리는 늘 12시가 다 되서 잠이 든다는거다. 

숙제를 하다가 운동갔다가 늦게와서 기타 등등

그래도 꼬박꼬박 아침일찍 일어나서 열심히 등교하며 기특하다고 생각한다 나는.


그런데 주말이라고 조금 더 늦게 잔게 못마땅한건지

티비보고 게임하는 애들의 모습이 못마땅했던건지

6시부터 짜증으로 시작하는 주말 아침은 아이들에게 어떤 모습이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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